다른 동물에는 반응이 없는데, 유독 개와 사람 사이에는 분비되니, 개는 사람에 대한 `충성유전인자`를 갖게 된 모양이다. 연구팀은 “수천년전 사람이 개를 길들여 가축화하는 과정에서 서로 영향을 받아 DNA가 함께 바뀌는 공(共)진화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했다. 노자(子)는 “아기는 엄마가 못생겨도 외면하지 않고, 개는 주인이 가난해도 무시하지 않는다”고 했다. 자연의 법칙이 그런 본성을 만들어 두었다는 것.
미국에서는 “개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대통령 될 생각을 말라”한다. “내 가족에게는 욕을 해도 내 애견 팔라는 욕하지 말라”고 말한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내가 죽어 동상을 세우려거든 필라의 것도 함께 세워달라”고 유언을 남겼고, 그대로 됐다. 에이브러험 링컨은 늘 애견 피도를 품에 넣고 다녔고, 버락 오바마는 애견 보와 미식축구를 즐긴다. 조지 W. 부시는 무섭게 생긴 바니와 옥시톡신을 흡족히 교환하는 사이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개는 머리가 사자같이 생긴 티베트산 마스티프(사자개)인데, 중국에서는 이 개가 부의 상징이었다. 좀 있어 보이려면 이런 개를 몰고 다녀야 한다. 그러나 최근 된서리를 맞았다. 반부패운동이 확산되면서 사자개는 개집속에 깊이 숨겨졌고, 값도 형편 없이 추락했다. 한 마리에 20억원이나 했으니, 사자견 사육자는 재벌 축에 들었지만, 요즘에는 몰락의 길을 걷는다. 한 개도축업자로부터 “30위안(5천400원)에 한 마리 팔아라”란 소리를 들은 사육업자는 허파가 뒤집어져서 몸져 누웠다는 소식이다.
사람과 DNA가 비슷한 견공들. 버려진 개가 배회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서동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