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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전등화 포스코플랜텍

이창형기자
등록일 2015-05-12 02:01 게재일 2015-05-1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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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 악화로 대출 원리금 연체 지속<BR> 포스코, 증자 참여하면 배임혐의 우려 <BR>채권단 “대주주인 포스코 적극 나서야”

경영난 악화로 대출 원리금 연체가 계속되고 있는 포스코플랜텍이 풍전등화의 신세가 됐다. 최대주주인 포스코는 이 회사에 대한 추가 지원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며, 채권단은 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이나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방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포스코를 압박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달 말 손자회사 포스하이알에 대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데 이어 지난 6일에는 채권단을 찾아 포스코플랜텍의 자율협약 및 워크아웃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플랜텍은 지난해 말 기준 산업은행 등 금융권으로부터 총 2천429억원 규모의 장·단기 차입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1천559억원이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이다. 일반대출이 2천258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그 외에 시설자금대출과 유전스(기한부 어음) 등이 포함돼 있다. 차입금 외에 1천억원 규모 회사채도 발행한 상태다.

포스코플랜텍은 이미 은행 대출 원리금을 갚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4일 외환은행의 무역어음대출 원리금 445억원을 연체한 데 이어 7일에는 하나은행 대출 150억원을 상환하지 못했다.

하지만 포스코플랜텍 지분 60.8%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포스코는 이미 지난해 말 2천9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포함해 지금까지 포스코플랜텍 경영난 해소에 들인 돈만 5천억원에 달해 더 이상 자금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해 유상증자 때는 이사회에서 격론이 벌어져 임시이사회까지 연 끝에 가까스로 지원이 결정된 만큼 회생 기미가 없는 회사에 추가로 돈을 쏟아부을 경우 배임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이에 맞서 포스코의 지원 의지를 믿고 계열사에 자금을 대 준 채권단은 “대주주인 포스코가 더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라”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포스코플랜텍 임직원들은 좌불안석이다.

대출원리금 상환이 불가능하면서 금융권이 연장을 거부할 경우 부도사태는 물론 청산까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관계자는 “강도높은 자구노력을 하고 있는 만큼 포스코와 채권단 간의 극적인 합의를 기대하고 있지만 포항, 울산 등 700여명의 직원들은 일손을 놓고 있다”고 걱정했다.

석유화학·정제 플랜트 및 산업설비 엔지니어링 회사인 포스코플랜텍은 건설·중공업 등 관련 산업의 업황 악화 및 해외 프로젝트 손실 확대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2천79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포스코는 2010년 성진지오텍을 인수해 2013년 포스코플랜텍과 합병했다. 포스코플랜텍은 포스코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창형기자 chle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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