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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해양관광산업 육성 전기마련 기회로 삼는다

등록일 2015-05-14 02:01 게재일 2015-05-1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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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中 방문 이강덕 시장에게 듣는 영일만항 포트 세일즈
▲ 강명수 본지 객원논설위원이 이강덕(오른쪽) 포항시장과 12일(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 현대호텔 비즈니스센터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이강덕 시장과 기업 대표 등 포항시 대표단이 12일부터 17일까지 5박6일간 러시아와 중국을 방문, 영일만항 물동량 확보를 위한 포트세일즈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시·하산군, 중국 훈춘시와 우호 협력 협약을 체결하고, 상호발전 공동선언문 채택 등을 통해 물류·관광산업 개발을 위한 선제적인 도시외교를 펼칠 예정이다. 12일(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시에서 이강덕 포항시장과 이번 방문의 목적과 의미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TSR 종착지 러 블라디보스토크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핵심지로

새 자원교역 실크로드 부상 기대

자유항 우대조치 적극 활용해야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시느라 힘드시지요? 우선 현 시점에서 이 시장님의 러-중 방문이 갖는 의의라고 할까요? 아니면 그 현재적 의미라고 할까요? 거기에 대해 좀 들어보고 싶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이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니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도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재 상황입니다. 포항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첫 단추-나진·하산 프로젝트`와 긴밀하게 연관된 도시입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탄력을 받고 본궤도에 올라야 포항으로서도 물류산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습니다. 12일부터 17일까지의 러·중 방문을 큰 틀에서 보자면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창조도시 포항건설` 차원에서 보자면, 이번 방문을 통해 물류산업육성과 해양관광산업육성의 전기(轉機)를 마련하고자 하는 의미가 강합니다. 포항도 이제 산업구조다변화 차원에서 물류산업과 해양관광산업 육성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번 방문으로`창조도시 포항건설`의 실현을 앞당기고 싶은 맘 간절합니다.

-첫 방문지인 블라디보스토크는 러시아어로`동방을 지배하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러시아에서 군사적·경제적 요충지로 알려진 이 도시를 방문한 목적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러시아 연해주의 주도(州都) 블라디보스토크는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의 시발점이자 종착지로서 정부가 추진 중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핵심 지역입니다. 향후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가 연결되면 남북자원협력은 물론 유럽까지 이어지는 새로운 자원교역의 실크로드로 부상될 지역입니다.

또한 이 도시는 러시아 극동의 경제중심지로서 겨울에도 얼지 않는 부동항인 블라디보스토크항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항이 곧 자유항이 돼 관세절차가 간소화되고 여러 가지 우대조치를 받게 된다고 하니 적극적인 교류와 협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아울러 블라디보스토크시와 우호도시 협약서를 체결해 물류중심의 교류를 넘어 문화·관광분야로까지 교류를 확대해 관광객도 유치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는 길을 개척하고자 합니다.

-2010년부터 영일만항을 통해 쌍용자동차와 일본 마쯔다 자동차를 수입한 솔레스 FE사를 방문해 협의한 내용을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어떤 성과를 도출할 가능성을 읽어냈는지 알고 싶습니다.

△솔레스 FE사와 관련된 포항영일만항 물동량은 2010년 9천254대에서 지난해 5만2천651대로 6배 성장했고, 누적 물동량 18만4천762대를 달성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유가하락에 따른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중단된 쌍용자동차의 수입이 조속한 시일 내 재개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이에 대해 솔레스 FE사 관계자는 러시아의 경기상황에 따라 물동량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신규 브랜드 수입 계획 등을 언급하며 향후 포항영일만항을 적극 이용할 것이라는 입장도 표명했습니다.

앞으로 포항영일만항을 부산항과 차별화되는 특화항만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인데 러시아로 수출하는 자동차의`KD 작업센터`를 통해 환적 특화항으로서 포항영일만항의 발전가능성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야심찬 기획인`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첫 단추-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중심지인 러시아 하산이 포항에 던지는 특별한 의미에 대해 한 마디 해 주십시오.

△러시아의 신동방정책, 대한민국의 신북방정책, 중국의 차항출해(借港出海) 정책 추진에 따라 동북아 물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는 하산에는 자루비노항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산은 북한의 나진과 중국의 훈춘과도 가깝습니다.

하산에서 나진 간 철도 개보수에 이어 `나진항 항만 현대화`까지 완성되면, 향후 포항의 물류산업은 자루비노항과 나진항을 중심으로 펼쳐질 것입니다. 남북문제로 인해 나진항 활용이 여의치 않으니, 지금은 하산의 자루비노항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또한 러시아 극동지역은 중앙정부의 정책적 지원 아래 동북아시아에 에너지와 광물자원을 수출하는 기지인데, 그 중심에 하산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 석탄시범운송 사업으로 우리에게 이제 친근하게 느껴지는 곳이기도 하지요.

하산에서 나진으로 이어지는 천연가스 라인과 송전망 건설 대규모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어, 향후 이곳을 중심으로 `한반도 미래의 그림`이 어떻게 그려질까, 사뭇 궁금해집니다. 아울러 이번 방문에서 포항-하산-훈춘 3각 협력을 더 공고히 하려는 것은 `포항의 미래를 위한 보험 들기`로 비유할 수 있겠습니다.

▲ 블라디보스토크항 전경
▲ 블라디보스토크항 전경

-그렇다면 현 상황에서 자루비노항이 중요하다고 판단하시는 근거를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주시죠.

△러시아 극동과 중국의 동북3성의 대규모 물동량을 처리하는데 적합한 곳으로 나진항과 자루비노항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미 말한 바와 같이 남북문제로 인해 나진항 활용이 여의치 않으니 지금은 자루비노항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차항출해(借港出海) 정책을 펴는 중국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고 중국이 동해와 북극 진출을 위해 결코 나진항을 소홀히 하진 않겠지만, 현재 상황으로선 자루비노항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는 형국입니다.

포항시는 2018년까지 물동량 처리능력 6천만t의 다목적 항만으로 개발하기 위한`자루비노항 건설 프로젝트`에 부응해 포항 영일만항과의 항로 개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물류 인프라 구축 및 관광산업육성을 위한 긴밀한 협력과 교류를 계속해 나갈 계획입니다.`자루비노항 건설 프로젝트` 부대사업으로 자루비노항에 특수곡물터미널과 일반해양터미널도 조성할 것이라고 하니까 포항도 포항영일만항에 항만배후단지를 서둘러 조성하고, 냉동냉장창고도 건립하고, 국제여객부두 건설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일들이 차근차근 진행될 때, 포항영일만항 활성화와 포항의 물류산업육성은 앞당겨질 것입니다.

-영일만항과 자루비노항 간 항로개설을 위한 업무협약을 할 예정인데, 향후 항로개설로 어떤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하는지요?

△항로개설 협약으로 러시아 극동과 중국 동북3성 물동량을 포항영일만항으로 유치하는데 청신호가 켜졌다고 간명하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중국 내 물동량을 처리하던 대련항의 역할 일부를 자루비노항이 가져오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포항 영일만항과 자루비노항 간의 업무협약으로 항만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공동사업까지 추진된다면, 그것은 포항물류산업육성을 위한 큰 성과로 해석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북방항로 개설과 북극항로 개척 시대를 열어 가는데 `의미 있는 진전이자 사례`로 여겨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영일만항 활성화 차원에서 훈춘 포스코현대국제물류단지도 방문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동북3성은 중국 내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지역으로 2009년 창지투 개발개방선구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인프라 개발이 현재까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동북3성을 중심으로 향후 거대한 물류흐름이 생겨날 것입니다. 동북3성의 물류허브인 훈춘을 방문해 훈춘포스코현대국제물류단지를 둘러보고 `영일만항 물동량 확보를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논의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인거지요. 아울러 북·중·러 국경지역인 훈춘의 발전 속도를 확인하고, 동해로 나올 동북3성 물동량을 포항이 확보하기 위해 훈춘시와의 실질적 우호관계를 확고히 다져서`영일만항 활성화`를 앞당기겠다는 것을 실행하는 것이지요.

-훈춘국제협력구와 권하세관도 방문 일정에 잡혀 있는 데, 방문 목적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신창타이(新常態·New Normal)에 적응해 동북의 옛 공업기지 진흥을 깊이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대외개방 수준을 전면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시 주석의 이와 같은 발언은 동북지방정부들에게 주변국과의 교류·협력을 강화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따라서 앞으로 훈춘국제협력구를 중심으로 한 변경지역 개방 확대가 가시화 될 것입니다. 훈춘과 하산의 자루비노항을 양대 축으로 하는`초국경 경제합작구` 건설이나 중·북·러 접경지역인 두만강 하구 일대에 내·외국인의 출입이 자유로운 `초국경 국제관광구` 건설 역시 탄력을 받을 것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중국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변경개방 작업의 중요한 전략적 시험구-훈춘국제협력구`를 두 눈으로 확인하고 교류·협력의 가능성을 타진해보려는 것입니다.

`나진항으로 향하는 북중통상구-권하세관`에 가서는 중국 훈춘에서 북한 나진으로 연결되는 물동량을 파악하는 한편으로, 통관절차도 확인해 보려고 합니다. 매일 권하세관을 통과하는 인원이 2000명을 상회하고, 일 년 통과화물이 60만 톤을 넘는다고 합니다. 남북관계 개선으로 나진항을 자유롭게 이용하는 때를 대비하려는 몸짓이라고 해석하면 되겠습니다.

-시장님께서 중국의 고속철도 건설 현장을 방문해, 중국의 철도인프라 구축사업의 진행 상황을 살펴보려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중국은 북한 나진항과 러시아 자루비노항과 가까운 훈춘을 국제물류거점으로 조성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훈춘은 러·북에 인접해 있을 뿐만 아니라, 동해를 통해 한국과 일본과도 교류할 수 있기 때문에 환동해 국제물류허브로서의 발전가능성이 큰 지역입니다. 따라서 인프라 건설현장에서 그러한 사실을 확인해 보고 싶습니다.

훈춘은 중국 동북3성의 창(窓)이자 유라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출발점입니다. 지린성 창지투(창춘-지린-투먼·두만강 벨트)개발의 거점이자 동북아 해상 실크로드의 중요한 연결도시이기도 합니다. 또 훈춘은 북·중·러 3국을 잇는 도로가 연결돼 있을 뿐만 아니라, 남·북·중·러·일 5개국을 잇는 수로도 개통돼 있습니다.

`동해출구전략`을 펴는 중국은 이미 2010년 말 창춘(長春)-지린-투먼-훈춘 고속도로 전 구간을 개통했고, 오는 10월에는 지린-훈춘 고속철도 개통도 앞두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은 훈춘-블라디보스토크 고속철도 건설도 구상하고 있는데, 이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두만강 하구 일대 `초국경 경제합작구`건설도 속도를 낼 것입니다.

-북-중-러 접경지역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훈춘시 방천 용호각에서 우정의 나무 기념식수를 하고, 방천 지역 무비자 관광특구 예정지를 둘러 보는 이유를 듣고 싶습니다.

△중국 훈춘시와의 자매결연 2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 이어 북·중·러가 접해있는 훈춘시 방천(防川)의 홍보관인 용호각에서 우정의 나무 기념식수 행사를 개최합니다. 이날 기념식수는 포항·하산·훈춘의 대표들이 우정의 나무를 심고 3국 3도시의 공동번영을 다짐할 것입니다.

중국 훈춘시 방천(防川)지역은 북한 나선시 두만강과 러시아 연해주 하산이 마주한 지역으로 국경 없는 공동관공구 30㎢를 북·중·러가`무비자 관광특구`로 추진하고 있는 지역으로 외국 관광객도 비자 없이 방문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포항시는 국제여객부두 조기 조성과 함께 중국 방천(防川)지역 무비자 관광특구 개발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일만항 물동량 확보와 북방항로 개설이 선순환을 이루어 `영일만항 활성화`로 이어져서 시장님이 그리는 큰 그림이 탄력을 받길 기대합니다. 제가 작년 3월 10일에 쓴 칼럼(`미래포항 주식회사CEO의 자격`)에서 `포항 주식회사 CEO`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요즘 시장님의 행보에 어울리는 표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포항주식회사 CEO`로서 포항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민선6기 포항시장 선거를 앞두고 언급한 칼럼에서 `미래포항 주식회사 CEO`는`포항 세일즈`를 위해 발로 뛰며 현장을 누비고 다녀야 한다고 말한 걸 기억하고 있습니다. `포항주식회사 CEO`가 된 지 1년이 다 돼 가는 지금, 영일만항 포트세일즈와 투자기업유치에 직접 발 벗고 뛰어다닌 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인센티브를 내건 투자유치설명회로 항만배후산업단지를 비롯한 일반산업단지에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뛰었습니다. KTX포항 개통으로 포항까지 2시간대 진입을 강조하며 포항운하 주변 개발에도 적극 나설 것입니다. 그래야 새로운 일자리도 많이 창출될 테니까요. 또한 모든 시민들이 자부심을 갖고 자발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서`창조도시 포항건설`을 견인해 나가도록 힘쓰겠습니다.

아울러 `포항주식회사 CEO`로서 `포항 주식회사`모든 구성원들의 아픈 곳을 어루만져 주고, 가려운 곳을 긁어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모든 걸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해서 `시민행복을 증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을 이 자리를 빌어 약속드립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강명수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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