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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왜 사니?

이상형(철학박사)
등록일 2015-06-16 02:01 게재일 2015-06-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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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 하나를 선물 받았다. 나무 하나와 그 나무에 핀 꽃 하나 있는 화분이다. 홀로 있는 작은 나무를 보니 우리네 삶과 비슷하다. 우리는 함께 있지만 결국 혼자 사는 것이니. 나무의 삶은 목적이 있을까? 일반적으로 인간이 만든 것은 목적이 분명하다. 연필은 쓰기 위해 만든 것이다. 그렇다면 잘 쓰이는 연필은 자신의 목적을 잘 수행하는 것이고 탁월한 삶을 수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자연이나 인간 삶의 목적은 무엇일까? 나무는 왜 사는 것일까? 우리 인간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아니 내 삶의 목적은 무엇일까? 만약 내 삶의 목적을 알 수 있다면 내 삶도 그 목적을 잘 수행할 때 나는 좋은 삶을 사는 것이 아닐까?

우리네 삶을 들여다보면 우리 삶은 크게 두 가지로 구별할 수 있다. 노동과 상호작용. 내 밖의 외부세계와 마주쳐 나의 생존을 위해 하는 모든 활동을 노동이라 말할 수 있다. 내가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고 직장에서 일을 하는 것 등은 모두 노동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노동만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도 많은 일들이 발생한다. 학교에서 공부도 하지만 친구를 사귀고 직장에서 선후배, 상사와 일 외의 인간관계를 맺게 된다. 우리는 일을 잘 못해서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인간관계의 어려움 때문에 괴로워하기도 한다.

내가 직업을 선택하고 노동하는 이유, 목적은 무엇일까? 오늘날 아마 많은 이들은 돈 때문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러면 돈 때문에 일을 하나? 아니면 일을 하다 보니 돈이 따라 오나? 만약 돈 때문에 일한다면 그 일은 돈으로 보상받을 때만 기쁨을 가져다 줄 수 있다. 한 달에 한번 받는 월급을 위해 노동의 수고와 힘듦을 참고 견딘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노동에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이 끝나고 난 뒤의 시간, 즉 여가, 휴식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오늘날 인간을 놀이하는 존재라 규정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슬픈 일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많은 시간은 노동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방법은 하나뿐이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노동으로 삼는 것. 나무도 나무로서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방해받지 않고 할 때 행복하지 않을까?

/이상형(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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