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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첫 얼굴` 성실한 모습 본받겠습니다”

박동혁기자
등록일 2015-12-29 02:01 게재일 2015-12-2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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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 정정모 경비대장 퇴임<BR>35년간 한우물… 70세로 퇴직<BR>세 딸·사위도 울산대 졸업 화제
▲ 울산대학교 오연천 총장(오른쪽)이 70세의 나이에 직장생활을 마감하는 정정모 경비대장을 격려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울산대 제공

“35년을 보낸 직장을 이제 떠나지만 동료들과 보낸시간 평생 간직하겠습니다.”

평생 `경비업무` 한 우물만 팠던 울산대학교 총무인사팀 정정모 경비대장이 지난 24일 만 70세의 나이로 퇴직했다. 그는 각 부서 동료들에게 일일이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 사무실을 순회했다.

그의 두 손에는 아버지를 위해 세 딸이 마련한 따끈한 호박설기 떡이 김을 모락모락 내고 있었다.

정 대장은 36세 때인 지난 1981년 4월 울산대에 입사해 2002년 수위장으로 정년퇴임한 뒤 성실과 친절성을 인정받아 곧바로 경비전문 계약직으로 정든 직장생활을 이어왔다. 정 대장은 입사 후 8년이 지나 사무직 전환 권유도 받았지만, 경비업무를 천직으로 생각한 덕분인지 지금까지 흔한 도난사고 한 번 없었다.

본관 안내업무에서는 특유의 소탈함과 친절함으로 `대학 첫얼굴`로서 역할을 다했다.

정 대장에게 울산대는 단순한 직장이 아니라 세 딸 대학교육까지 마치게 한 정말 고마운 곳이다.

첫째딸(41·가정관리학 93학번), 둘째딸(39·행정학 95학번), 셋째딸(33·화학공학 02학번) 모두 울산대 졸업생이다.

미혼인 셋째딸을 제외하면 결혼시켜 얻은 첫째 사위(42·전자계산학), 둘째 사위(41·물리학)까지도 울산대 졸업생이기에 정 대장에게는 울산대가 특별한 인연인 셈이다.

오연천 울산대 총장은 24일 출근길 마지막 인사를 하는 정 대장을 친히 총장실로 초청해 차 한 잔을 대접하고 금일봉까지 챙겨주면서 그동안의 노고에 대해 감사를 표시했다.

정 대장은 “오연천 총장님께서 부임하신 이후 어느날 `나를 찾아온 지인이, 정 대장님이 행정본관 로비에서 친절하게 안내해주는 것을 보고서 나더러 울산대에 부임 잘했다고 덕담 하시더라`며 총장님이 밝은 얼굴로 직접 격려해주실 때 큰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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