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마다 협력업체에 강요<BR>할인행사 협찬 요구도<br>마트측 “강제성은 없어”
포항을 대표하는 향토 마트체인점이 설 명절을 앞두고 협력업체를 상대로 자사 상품권 구입을 강요하는 등 갑질을 일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품권 강매는 매년 명절마다 되풀이 되고 있어 일부 납품업체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27일 포항지역 A마트와 협업하는 복수의 업체 관계자는 A마트 지점들이 상품권과 선물세트 판매 할당이 떨어지면 이를 평소 거래하던 납품업체에 강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마트 할인행사를 열 때 제조업체의 납품 가격을 무리하게 깎고 협찬을 요구하는 등 갑질을 부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A마트 양덕지점의 경우 1주년 특별할인행사를 빌미로 납품업체를 상대로 금품을 요구하다 결국 물품협찬을 받았다는 주장도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확인결과 A마트에 납품을 하는 적지않은 업체가 매년 명절마다 A마트 지점 4곳에서 각 30만~50만원의 상품권 구매를 통보받아 한 해 300만원 가량의 상품권을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납품업체 관계자는 “명절만 되면 대형마트들이 상품권 구입을 권유하는 것이 관행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A마트는 상품권 구입을 억압적으로 통보하는 등 문제가 더 심각하다”면서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납품을 끊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어쩔 수 없이 구매하고 있지만 부담이 너무 크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A마트 측은 마트 운영을 위해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상품권 판매를 권유하고 있다고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강제성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A마트는 대형할인마트보다 규모가 작고 인지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상품권을 판매한 뒤에도 한 달 동안 유예기간을 두고, 다시 회수하는 등의 방법으로 구입하는 사람의 부담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A마트 관계자는 “대형할인마트를 비롯한 많은 마트들이 명절에 납품업체를 상대로 상품권 구입을 권유하는 것은 관행처럼 일어나는 일이다”면서 “마트 측은 강제성이 없었지만, 비교적 약자인 납품업체가 강매로 받아들일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일부 잘못을 인정했다.
1주년 할인행사 금품요구 논란에 대해서는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지원을 부탁했을 뿐 결코 금품을 요구한 적은 없었고, 이 과정에서 마찰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안찬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