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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가르기 버릇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6-06-15 02:01 게재일 2016-06-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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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꿈꾸는 사람은 우선 통이 넓어야 한다. 나라 안에는 별의별 성격의 사람이 있고, 서로 다른 이념을 가진 사람들이 섞여 살아가기 마련인데, 이를 어떻게 하든 끌어안고 함께 가려는 국량(局量)과 `품`을 가지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데 문재인 더민주당 전 대표의 행보를 보면 “아직 편가르기 습성에 머물러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잘못된 것은 무엇이든 정부·여당 탓으로 돌린다. 우리나라에는 예전부터 `정권을 비판해야 정의로운 사람이고 지지하면 사꾸라`라는 인식이 있어왔다. 물론 정부·여당이 국민을 실망시킨 탓도 있지만, 덮어놓고 비판만 하는 것도 협량(狹量)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 서울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도 정부여당 탓으로 돌렸다. “새누리당 정권이 추구하고 방치한 이윤 중심의 사회, 탐욕의 나라가 만든 사고인 점에서 구의역은 지상의 세월호였다”고 하니,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그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새누리당 소속으로 착각하고 계신 것 아닌가”비아냥거렸다. 구의역 사고의 직접 책임은 서울메트로와 이를 관리감독하는 박원순 시장에 있다는 것은 아이들도 아는데, 문 전 대표만 모르고, 잘못된 것은 뭣이든 정부여당의 실정으로 몰아가는 편가르기가 가관이란 것.

지난달 서울 강남역 여성 화장실의 `묻지마 살인`에서도 그는 “다음 생엔 부디 같이 남자로 태어나요”란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그는 아직 남존여비사상에 붙잡혀 있구나”란 비판을 자초했다. 또 최근에는 신공항 입지문제에 끼어들었다. “정치판은 신공항에 간여하지 말라” “신공항 입지는 경제논리만으로 결정하라”란 국민의 외침을 외면하는 처사다. 그는 부산시민의 뜻만 존중하고 전국민의 여망은 안중에 없는 편향성을 보여주고 말았다. 지난 대선 출마때 현충원을 찾은 그는 `이승만·박정희 묘소`에는 참배하지 않았다. `이념의 편향성`을 극명하게 보여줬는데, 그동안 전혀 국량이 넓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국론분열적 행보만 이어갈 뿐이다. 그러니 “두 번 다시 좌파정권은 안 된다”란 말이 나오는 것이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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