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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가덕도 내치고… 김해 `꼼수`

이창형·이곤영·김영태기자
등록일 2016-06-22 02:01 게재일 2016-06-2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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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권 신공항 입지선정 두 번째 무산
▲ 영남권 주민의 뜨거운 관심 속에 신공항 입지선정 발표가 이뤄진 21일 오후 포항의 한 회사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일손을 멈추고 생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이날 영남권 신공항에 대한 사전타당성 연구용역을 벌여온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과 국토교통부는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이 최적의 대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영남권 신공항 건설이 21일 또다시 무산됐다. 대신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2006년 노무현 정부 때 처음 국가사업으로 검토됐던 영남권 신공항 건설사업은 이후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두 곳으로 압축됐지만 2011년 타당성 조사 결과, 두 곳 모두 사업 착수 기준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백지화된 지 두 번째다. 그동안 치열한 유치전을 벌였던 대구경북 등 영남권과 부산권은 이번에도 정치논리가 우선했다며 격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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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Pi, 신공항 대신 김해공항 확장 선택

신공항에 대한 사전타당성 연구용역을 벌여온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과 국토교통부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 최종보고회`를 열어 “현재의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이 최적의 대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장 마리 슈발리에 ADPi 수석 엔지니어는 “기존에 나와 있던 옵션 2개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제로`에서 새로 시작하는 단계를 밟았다”며 “여러 단계 검증을 거쳐 △부산 가덕도 △경남 밀양 △김해공항 확장 등 3개 후보지로 최종 압축해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해공항 확장시에는 대구공항 계속 운영을 전제로 할 계획”이라며 “활주로 터미널 등 공항 시설을 대폭 신설하고 접근 교통망도 개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남 5개 지자체 합의 방식에 따라 평가했으며 대승적 차원에서 평가결과 수용을 당부했다.

그는 경남 밀양이 신공항 입지선정에서 떨어진 이유에 대해, 밀양 활주로 1개 건설보다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이 저렴하기 때문이며, 부산 가덕도의 경우는 교량이 감당하기 어려우며 매립비용 때문에 소요비용이 높다는 것을 이유로 설명했다.

◇지역 “또 정치논리 우선됐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물론, 신공항추진위측은 `정부의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격한 분노를 표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긴급 브리핑에서 “역사의 수뢰바퀴를 10년전으로 돌려놓은 어처구니 없는 결정”이라면서 “용역 과정과 결과에 대해 철저하게 검증하고 지역 의견을 다시 수렴해 5개 시·도가 함께 대응책을 강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는 외압 등에 흔들리지 않고 제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믿었는데 이런 결론을 내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경북도 직원들도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직원들은 “10년을 끌면서 국론분열을 하다 원점으로 되돌아 갔다. 지금까지의 노력은 무엇인가. 정치권이 교묘히 부산과 경북을 싸움 붙이면서 정략적으로 이용했다. 지역의 정치지도자들도 크게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추후 4개 시·도지사와 회동해 논의를 한 후, 신공항 무산에 대한 기자회견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권신공항범시도민추진위원회 강주열 위원장은 “박근혜정부가 대국민 사기극을 펼쳐 참담한 심정”이라며 “철저히 부산의 정치적 논리를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오늘의 결과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역정치권도 정부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논평에서 “현 정부의 무능이며, 영남주민을 철저히 무시한 처사”라고 지적하고, “신공항보다 김해공항 확장이 최적의 견해라면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대구·경북 주민들이 승복할 수 있는 대구공항의 확장 방안도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정치적 선동으로 심각한 사회분열을 초래한 정부·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모두 정치적 책임을 지고 국민 앞에 반성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대승적 차원서 수용 당부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대승적 차원에서 이번 평가 결과를 수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강 장관은 용역결과 발표 이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용역 결과가 항공안전, 경제성, 접근성, 환경 등 공항 입지 결정에 필요한 제반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도출된 합리적 결론이라고 평가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장래 영남권 항공수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음은 물론 영남권 전역에서 김해공항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김해공항이 영남권 거점공항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부족함이 없는 대안이라고 판단한다”고 붙였다.

/이창형·이곤영·김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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