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유림 靑에 상소문
`백성들이 원치 않는 사드를 어찌 나랏님이 원하세요`
사드 성주배치결정에 반대하는 경북 성주 유림회원들이 청와대 인근 청운효차 주민자치센터에서 펼친 현수막 문구였다.
갓 위에 `사드 결사반대` 띠“성주 배치 결정은 무효”
유림대표 상소문 읽는 동안
회원들은 바닥에서 부복해
“잘못된 정책 바로잡아야”
국회에도 상소문 전달
경북 성주 지역유림단체 회원 120여명은 이날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다소 늦은 11시 35분께 청운효자 주민자치센터에 도착했다.
폭력적인 데모나 시위는 애초 계획에도 없었다.
회원들은 별 다른 소요 없이 질서있게 정렬해 준비해온 현수막을 펼쳐들고 국민의례 절차로 행사를 시작했다.
이들이 내건 현수막에는 `역지사지로 비통함에 젖어있는 성주군민들에게 힘이 돼 주십시오`라는 문구도 있었다.
사드 배치 재검토를 원하는 성주군민들의 마음을 담은 글이었다.
갓·탕건과 두루마기를 입고, 갓 위에 `사드배치 결사반대`라고 적힌 머리띠를 두른 유림단체 회원들의 가슴엔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겠다는 뜻으로 파란 리본이 달려 있었다.
청와대 방향을 보며 문묘향배(文廟向排)를 한 회원 대표는 차분히 상소문을 읽어 내렸다.
이들은 상소문에서 “국가는 국민에게 안전을 지켜줄 의무가 있다”며 “행정절차의 하자가 있고 군민 절대 다수가 반대하는 현재의 위치를 철회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진 `사드배치 규탄 결의문`과 `대국민 호소문`에서도 “단 한 차례의 주민 설명회도 열지 않은 사드의 성주 배치 결정은 무효”라며 “국민 안전을 위협하고 지역 경제를 파탄시키는 사드 배치를 결사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유림 대표가 상소문을 읽는 동안 유림단체 회원들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절했다.
이날 유림회원들은 약 1시간30분에 걸친 기자회견이 끝난 후 두루마리에 쓴 상소문을 오도성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에게 전달하고, 정세균 국회의장을 면담하기 위해 국회로 향했다.
국회의장실을 찾은 유림회원들은 여상건 성주군 유림단체연합회 회장이 대표로 김교흥 의장 비서실장을 만나 상소문을 전달한 뒤 “국회가 나서서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아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성주군민들은 정부의 사드 성주 배치 결정이후 14일째 촛불시위와 1차례 서울역 상경투쟁, 청와대 상소문 제출 등 사드 배치 반대 투쟁을 평화롭게 벌이고 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