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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를 돕자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6-09-01 02:01 게재일 2016-09-0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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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뤄낸 `미얀마의 봄`이 태동하고 미국과 중국이 서로 “나하고 놀자” 러브콜을 보내는데 이게 무슨 얄궂은 재앙인가. 지난 24일 규모 6.8의 강진이 덮쳤다. 미얀마는 불교유적이 많고 특히 바간시는 전형적인 고도(古都)인데 하필이면 지진이 바간에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고운 최치원 선생은 고향 서라벌에 대해 “사찰은 기러기처럼 많고 탑은 하늘의 별처럼 많은 곳”이라 했는데 미얀마의 바간이 바로 그런 곳이다.

경주와 바간은 비슷한 점이 많다. 신라가 삼한일통을 이뤄 통일신라가 된 것같이 바간왕조는 1044년 미얀마 최초로 통일을 이뤄 수도 이름을 바간으로 했다. 통일신라시대에도 큰 지진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바간도 이번에 처참한 지진피해를 입었다. 대표적 유적 `아난다 사원`이 무너진 것이 제일 뼈아픈 손실이다. 아난존자는 석가모니의 사촌동생으로 25년간 시자 노릇을 했다. 그는 `500 나한` 속에 끼기를 거부하고 남의 뒷바라지나 하는 `서반트 정신`을 발휘했기에 왕은 이를 기려 사원의 이름에 올려주었다.

수치정권은 바간시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려 애썼다. 군사정권은 애당초 `문화의식`이 없었고 유네스코도 군사정권을 도외시했으므로 `등재`에 관심도 없었지만 수치 여사는 “바간이야 말로 세계유산이 될 자격이 충분한데, 너무 늦었다” 탄식하고 등재준비를 해왔다. 그런데 그 바간이 무너져 폐허가 돼버렸다. 이것은 미얀마만 탄식할 일이 아니라 온 세계가 애통할 일이다. 인류의 유산이고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처럼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일 자산이 허무하게 주저앉았다.

`바간의 석양`을 본 사람은 “여기가 바로 서방정토, 불국토로구나!” 감탄하고, 크고 작은 탑과 사원들, 넓게 펼쳐진 평원, 그 위로 드리운 붉은 노을, 그 모습은 영영 잊을 수 없는 영상추억으로 남는다고 했다. 이 불국토를 복원해야 하는데 미얀마는 기술도 자금도 전문인력도 없다. 이 나라를 도울 최적격자가 한국이다. `어려울때의 친구`가 될 기회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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