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와 바간은 비슷한 점이 많다. 신라가 삼한일통을 이뤄 통일신라가 된 것같이 바간왕조는 1044년 미얀마 최초로 통일을 이뤄 수도 이름을 바간으로 했다. 통일신라시대에도 큰 지진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바간도 이번에 처참한 지진피해를 입었다. 대표적 유적 `아난다 사원`이 무너진 것이 제일 뼈아픈 손실이다. 아난존자는 석가모니의 사촌동생으로 25년간 시자 노릇을 했다. 그는 `500 나한` 속에 끼기를 거부하고 남의 뒷바라지나 하는 `서반트 정신`을 발휘했기에 왕은 이를 기려 사원의 이름에 올려주었다.
수치정권은 바간시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려 애썼다. 군사정권은 애당초 `문화의식`이 없었고 유네스코도 군사정권을 도외시했으므로 `등재`에 관심도 없었지만 수치 여사는 “바간이야 말로 세계유산이 될 자격이 충분한데, 너무 늦었다” 탄식하고 등재준비를 해왔다. 그런데 그 바간이 무너져 폐허가 돼버렸다. 이것은 미얀마만 탄식할 일이 아니라 온 세계가 애통할 일이다. 인류의 유산이고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처럼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일 자산이 허무하게 주저앉았다.
`바간의 석양`을 본 사람은 “여기가 바로 서방정토, 불국토로구나!” 감탄하고, 크고 작은 탑과 사원들, 넓게 펼쳐진 평원, 그 위로 드리운 붉은 노을, 그 모습은 영영 잊을 수 없는 영상추억으로 남는다고 했다. 이 불국토를 복원해야 하는데 미얀마는 기술도 자금도 전문인력도 없다. 이 나라를 도울 최적격자가 한국이다. `어려울때의 친구`가 될 기회다.
/서동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