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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V-PASS가 문제였다

안찬규기자
등록일 2017-01-12 02:01 게재일 2017-01-1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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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어선 충돌사고 분석

속보= 포항 앞바다 화물선과 충돌해 전복된 209주영호(74t·승선원 7명)의 V-PASS(어선위치발신장치)가 고장 난 상태로 방치돼온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직후 선장이 조난통신을 하지 못했다면 구조활동에 더 큰 차질을 빚었을 것으로 예상돼 선박들에 대한 V-PASS 관리 대책이 시급하다.

주영호 장착 `V` 고장상태

사고 당시 위치파악 안돼

통신 안됐다면 더 큰 참사

작년 7명 사망 조난어선도

`V` 없어 4일만에야 발견

도내 수리업체마저 전무

어민들 “정부 대책 세워야”

<관련기사 4면> V-PASS는 선박 입·출항의 자동 신고는 물론 해경 상황실에서 실시간으로 어선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장치이다. 조난 시 자동으로 구조신호를 발신하기도 한다.

해양경비안전본부는 해양사고에 신속하게 진행하고자 2011년 1차 V-Pass 설치 사업을 시작으로 현재 4차 사업까지 진행했다. 34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국내 어선 6만6천여척에 V-PASS를 설치했다.

주영호는 1차 사업 대상으로 2012년 V-PASS를 장착했다. 그러나 포항해양경비안전서 상황실은 10일 사고 당시 주영호의 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V-PASS가 고장 났었기 때문.

확인 결과 주영호는 지난해 9월 고장신고를 접수했으나 현재까지 무용지물인 V-PASS를 달고 조업을 해왔다. 1차 사업을 진행한 업체들이 대부분 부도가 나거나 사업에서 손을 떼면서 수리받을 곳이 마땅찮았던 탓이다. 2~4차 사업에 선정된 업체가 장비납품과 유지보수 등을 담당하고 있지만, 주영호는 보증기간이 끝나 수리받기가 쉽지 않았다.

포항해경 관계자는 “주영호 V-PASS는 1차 사업 대상으로 소유권이 해경에서 어선으로 이전됐기 때문에 스스로 정비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면서 “1차는 현재 보급되는 V-PASS와 버전이 달라 수리업체가 턱없이 부족하고, 특히 도내에는 업체가 전무해 수리를 미뤄온 것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지역 어민들은 주영호의 V-PASS가 고장 나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주장하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포항의 한 채낚기 어선선주(남구 구룡포읍)는 “1차 사업 당시 V-PASS를 장착한 어선은 대부분 고장이 나거나 수시로 오작동을 일으킨다”면서 “정부가 벌인 사업인 만큼 교체 등의 부담을 어민들에게 떠안기지 말고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V-PASS의 중요성은 지난해 3월 발생한 `포항실종 어선 조난사고`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실종된 D호(29t·승선원 7명)는 V-PASS가 없었고, 수색 당국은 D호의 평소 조업구역과 이동경로 등 광범위한 수색작업을 펼쳐야 했다. D호는 실종 4일만에 뒤집힌 채 발견됐고, 생존자는 없었다.

/안찬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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