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1사단 `겨울캠프` 현장 찾아가 보니…<BR>중·고·대학생,일반인 남녀<BR>217명 혹독한 훈련 체험<BR>매서운 추위에도 의연히<BR>진짜 해병대원인듯 임해
“여기서 친구를 새로 사귀었어요. 춥고 힘들어도 기분이 좋습니다.”
12일 오전 10시 포항시 남구 동해면 도구해수욕장. 모래사장에 새겨진 자동차 바퀴자국 위로 아직 앳돼 보이는 남녀 학생들이 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허공에다 힘찬 노를 젓고 있었다. 헐렁한 군복을 입은 이들 바로 앞에는 빨간 모자를 쓴 해병대 교관의 감정 없는 눈빛이 훈련생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호루라기를 입에 문 교관의 따가운 시선은 이들의 작은 몸짓 하나까지 관찰하는 듯했다.
매서운 바닷바람이 온몸을 스치고 지나가면서 이들의 여린 몸이 이내 휘청거렸지만, 오히려 눈빛은 기대와 설렘으로 반짝였다.
다른 한쪽에서는 자신들의 몸보다 수십 배는 큰 장갑차를 눈앞에 두고 차례를 기다리는 훈련생들이 보였다. 해병대의 자랑인 상륙돌격장갑차(KAAV)를 처음 본 한 훈련생은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으려는 듯 헬멧 머리끈을 만지작거렸다. 이미 많은 추억을 함께한 옆 전우를 걱정하듯 추운 날씨에 얼어붙은 자신의 조그마한 손으로 옆 전우의 어색한 군복 옷매무새를 괜스레 매만지기도 했다. 장갑차에 시동이 걸리고 이내 이들은 장갑차에 몸을 싣고 바다로 향했다.
노를 젓던 훈련생들도 어느새 차디찬 바닷물 속에 몸을 담갔다. 선별된 몇몇은 이내 뒤집어진 IBS 고무보트 위에 올라 `참호격투`를 진행했다. 겨울바다의 차디찬 수온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해병대원의 모습이었다. 훈련을 마치고 모래사장 위로 걸어나온 교육생들은 온몸이 젖어 추위에 벌벌 떨면서도 입가엔 미소가 가득했다. 왜 캠프에 참여하게 됐느냐는 물음에 한 교육생은 “해병대는 멋있으니까”라고 대답했다. 오전 훈련을 마친 교육생들은 교관의 통제에 따라 다시금 막사로 향했다.
12일 해병대 1사단(소장 최창룡)은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포항 주둔지 일대에서 `17년 겨울 해병대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캠프에는 중·고·대학생과 일반인 남자 133명과 여자 84명이 참가해 포기 없는 해병대 정신을 몸소 체험하고 있으며, 오는 13일 `빨간 명찰` 수여식을 끝으로 훈련을 종료한다.
교육 전반을 총괄하는 대대장 박근영 중령은 “캠프 입소자들이 다양한 훈련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해병대 정신을 배워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다”며 “이번 캠프를 통해 참가자들이 도전과 성취의 소중한 가치를 가슴속에 새기고, 꿈과 미래를 향해 전진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바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