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동안 총 28필지 중 3필지만 겨우 팔려<BR>3만3천㎡ 중 1천68㎡… 전체 3% 불과 <BR>경기침체·비싼 땅값·까다로운 규제에 발목<BR>市, 일괄매각 고집도 사업 지연 부추겨
포항운하 주변 상업지구 개발이 여전히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운하 물길을 따라 주변지역을 개발해 상업·문화·관광 기능이 혼합된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포항시의 계획이 공염불에 그치는 모양새다.
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포항운하 시설용지는 현재까지 총 28필지 중 판매시설 3필지가 매각됐다. 면적으로는 3만3천㎡ 중 1천68.2㎡가 팔려 3.2% 수준에 그쳤다.
상업지구 개발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지역 경기침체와 비싼 땅값 등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사업 초기에 일괄매각만을 추진했던 포항시의 고집도 사업지연을 부추겼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LH 포항사업단은 포항시의 상업지구 일괄매각 방침에 따라 2011년 9월부터 대기업 사업자를 유치하려고 노력했으나 수년 동안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실질적인 땅 주인인 LH는 일괄매각으로는 사업이 장기간 표류할 것을 우려해 2014년 초 수의계약을 통한 공개매각 의사를 밝혔다. 일괄매각을 고집하던 시도 용인할 수밖에 없었다.
2014년 6월 최초 입찰공고 당시에는 2필지(704㎡)가 15억 2천600만원에 매각됐다. 첫 개시가 이뤄지면서 공개매각의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더는 탄력을 받지 못했다.
2년여 동안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았고, 지난해 11월 2차 입찰공고에서 1필지(364㎡)가 7억 8천300만원에 매각됐다. 실질적으로는 7년 동안 판매시설 3필지만 팔린 셈이다.
LH가 매각하려는 나머지 25필지는 △호텔·주차장 1필지 8천㎡ △판매·관광시설 2필지 8천㎡ △판매·숙박시설 16필지 1만4천㎡ △판매시설 6필지 2천㎡ 등으로, 현재 공터로 방치되고 있다.
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은 비싼 땅값과 까다로운 업종규제 때문에 나서는 투자자가 없다고 분석했다.
현재 LH측이 고시한 입찰 예정가는 3.3㎡당 530만원에서 720만원 수준이다.
영일대해수욕장 상권에 비해서는 절반가량 저렴하지만, 죽도·상대동 등 시내 중심가와 비슷하거나 조금 비싼 수준으로, 투자 효율이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포항지역 S부동산 소장은 “포항운하 상업지구는 구역별 용도가 지정돼 있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깔끔한 상권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반면 투자자들이 많이 나서는 단란주점, 노래방 등 유흥주점은 들어설 수 없기 때문에 주변지역 개발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LH 관계자는 “포항은 현재 철강경기가 어려운 탓에 블루밸리산업단지 등 사업지가 대부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도 “현재 일부 투자자들과 수의계약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포항시와 LH가 공동시행을 맡은 포항운하 개발사업은 국비 322억원, 도비 24억원, 시비 154억원, 포스코 300억원, LH 800억원 등 총 1천600억원이 투입된 대규모 프로젝트다. 1단계 사업은 막혔던 동빈내항 1.3㎞ 물길을 뚫어 죽은 바다에 생명을 불어넣는 친환경 프로젝트로 진행됐고, 2단계 사업은 운하 주변지역을 개발하는 구도심재생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있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