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현재 3억 원 이상 고액 상습 체납자는 국세청 홈페이지에 명단이 공개된다. 개인 신상에 대한 정보가 공개됨에 따라 사실상 이것도 망신주기 수단으로 봐야 한다. 그러나 고액 상습체납자에 대한 제재에도 불구, 징수율이 저조해 이번에는 국세청이 공항 세관검색을 통한 창피주기에 나섰다고 한다. 국세청은 일부 체납자들이 재산을 몰래 숨겨 해외여행을 다니는 등 호화생활을 일삼고 있다는 소문이 돌자 5월부터 상습체납자 명단을 공항 세관으로 자동 통보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체납자가 입국할 때 소지한 휴대품이나 수화물에 대한 전수 검사를 벌여 고가 물건이나 현금은 즉시 압수하는 방법이다. 강제 압박 효과와 주변 사람들에게 체납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는 망신주기 효과를 노린 수단이다.
외국에서도 비슷한 망신주기 방법이 체납세 징수 수단으로 빈번히 동원된다. 영국은 세무당국이 자존심을 건드리는 편지를 쓴다고 한다. “당신만 빼고 마을 사람들은 이미 세금을 다 냈다”는 식이다. 인도의 한 도시에서 사용되는 방법은 독특하다. 세금징수 직원이 북 치는 소년들을 앞세워 체납자 집 앞에서 북 연주를 한다고 한다. 연주곡이 흘러나오면 동네 사람들이 몰려들어 창피를 느낀 체납자가 스스로 세금을 납부케 하는 방법이다. 효과도 제법 있다고 한다. 어떤 체납자는 북 연주단이 오기 전에 세금을 자진해 납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징수율도 20% 정도 올랐다니 재미있는 현상이다. 체납자 망신주기는 체면을 중시하는 사회의 관습을 적절히 이용한 수단이다. 그러나 인격침해 등의 반대의견도 있다. 일시적 충격요법이지 익숙해지면 약효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고의적인 상습 체납자에게 체면 등 인격적 처우를 하는 것이 과연 바른 것인지는 우리가 생각해 볼 일이다. 우리는 공동체 사회의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