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한 북구청장 퇴임<BR>38년 공직생활 마무리
황병한<사진> 포항시 북구청장이 29일 구청 회의실에서 명예 퇴임식을 가졌다.
과거 영일군 시절 발령을 받은 이래 38년이 지나 같은 장소에서 청장의 직위로 공직생활을 마감하는 것. 퇴임식 전날 가진 직원들과의 저녁자리에서 많은 후배 공무원들이 눈물을 보였을 정도로 존경을 받고 있는 황병한 청장을 만나 그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38년의 공직생활을 마감한다. 특별하게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지금은 고인이 됐지만 정장식 전 포항시장님과의 추억이 떠오른다.
소탈하고 정직·친절했던 정 시장님으로부터 공직에 있는 사람으로서 맡은 업무에 철저함과 충실함을 기해야 함을 배웠다.
일례로 운수종사자 친절교육 당시 담당자가 현수막에 `친절`이란 단어를 `친철`로 잘못 써 출력했는데, 정 시장은 전혀 이를 나무라지 않고 오히려 운수종사자들에게 “친절을 철저히 하라는 뜻에서 친철이라고 적었다”고 설명했다.
이 일을 계기로 부하직원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 알게 됐다. 또한 업무에는 항상 치밀해야 하고, 그래도 항상 돌발변수가 생기므로 이에 대해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도 마음에 새기기 시작했다.
-성공한 공무원, 존경받는 공무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후배공무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공무원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직원끼리 소통하고 커뮤니케이션 해야 된다는 것이다. 또한 공무원 조직이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 이를 벗어나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창의적인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포항 주변에는 칠포리 암각화를 비롯해 스토리텔링을 거쳐 포장하면 성공을 거둘만한 아이템이 많은데 관심 없이 방치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공무원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 이런 부분에 힘을 썼으면 좋겠다.
-앞으로 시민으로서 계획은 어떻게 되나.
△포항을 위해 어떤 일이든 마다치 않는 재능기부 형식의 자원봉사자로서 일할 생각이다.
중국어 공부도 열심히 해 어느 정도 소통이 가능하고 경제국장을 지낸 경험도 있어, 이를 살려 외국투자자가 포항에 올 수 있도록 하는 길잡이 역할을 수행하고 싶다. 포항으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은 만큼 이를 시민에게 보답하고자 노력하고 싶은 마음이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