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는 일본 왜구로부터 울릉도와 독도를 지키기 위한 수토정책을 오랫동안 써왔다. 수토정책의 선봉장은 동해안의 방위를 책임진 삼척포 진영이 맡았다. 삼척 영장과 월송포 만호는 교대로 수토관으로 임명되어 울릉도를 왕래하며 관리를 했다. 울릉도로 가는 뱃길은 울진이 최적지였다. 울진군 기성면 구산리에는 당시 수토사들이 머물렀던 대풍헌(待風軒)이란 건물이 아직 남아있다. 대풍헌은 바람을 기다린다는 뜻이다. 관리들이 이 곳에서 순풍이 불 때를 기다렸다가 울릉도로 떠났던 것으로 짐작된다. 취약했던 당시 뱃길로 미뤄보아 수토사들의 고생은 말로 다할 수 없었다. 대풍헌은 독도 영유권 문제가 국제 이슈화 되면서 당국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지금은 경상북도 기념물 제165호로 지정돼 있다.
경북도와 울진군은 2011년부터 울진 구산항 일원에서 울진 수토사 뱃길 체험행사를 벌이고 있다. 올해로 6번째다. 2015년부터는 수군복장을 한 수토사들의 가장행렬도 이곳에서 열리고 있다. 울진군은 수토사 기념관 건립도 준비 중이라 한다. 조선시대 수토사들의 역할을 통해 울릉도와 독도가 우리 영역임을 확실히 알리겠다는 의도다. 조선시대 수토사들이 남긴 발차취를 더듬어보며 다시한번 우리 선조들이 힘들여 지켜온 우리의 땅에 대한 각오를 새롭게 다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