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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엘리시움` 공정률 조작했나

김명득기자
등록일 2017-09-07 21:09 게재일 2017-09-0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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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 해도동 15층 오피스텔<BR>준공예정일 2개월 지나도록<BR>현재까지 2층만 올려 `논란`<BR>공사대금은 60% 이미 인출<BR>시행사측 공정률 38% 주장<BR>분양자들은 “진위조사 필요”<BR>감리단 등 한통속 주장도

“15층 오피스텔 공사가 2층(공정률 30%)에서 머뭇거리고 있는데, 시행사는 공사대금의 60%(4차중도금)까지 인출해가도록 감리단은 뭘 했다는 말인가?”

포항시 남구 해도동 고속버스터미널 앞 오피스텔 `엘리시움`을 최초 분양받은 수분양자들이 공사가 한없이 늘어지자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시행사인 SH산업개발과 감리단이 짜고 공정률을 조작했다는 주장마저 제기되고 있다.

6일 엘리시움 분양자들에 따르면 2014년 분양계약 당시 준공일이 2016년 8월이었다. 이후 1차 공사지연(지하기초공사 특수공법적용으로 시행사 계약일정 변경)에 이어 2017년 6월로 계약서 일정 변경을 했다. 하지만 9월 현재 약속한 준공일이 2개월이나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2층도 올라가지 않은 상태라는 것.

분양자들이 문제 삼는 것은 서류상 공정률과 실제 공정률이 너무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시공사인 (주)케이에스건설이 밝힌 공사대금대비 공정률 50.26%에 비해 공사 공정률은 38%에 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분양자들이 지불한 중도금에 비례해 공사 공정률이 너무 낮다는 얘기다. 총 15층 건물규모에 공사대금대비 공정률 50.26%를 적용할 경우 최소한 7~8층 이상은 올라가야 하는데 2층 골조공사에서 멈춘 상태여서 공사 공정률 38%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분양자들은 시행사와 시공사, 감리단이 짜고 조작하지 않으면 이 같은 공정률이 나올 수 없다며 자칫 대금을 떼일 우려가 있지 않느냐며 불안해하고 있다.

분양자들은 그동안 시행사인 SH산업개발 측에 공사지연 이유를 여러차례 물었다. 그러나 시행사 측은 그 때마다 시공사 측에 확인 중이라는 핑계를 대는 등 2차례나 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분양자들은 시행사인 SH산업개발측의 공사지연 사유 및 준공예정일 불이행 등에 대해 관계 당국에 진상조사를 진정하는 한편, 공사 지연에 대해 감리단이 책임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엘리시움 분양자 김모(46·포항시 남구 상대동)씨는 “시행사인 SH산업개발과 시공사, 감리단이 짜고 공정률을 조작하지 않으면 38%의 공정률이 나올 수 없다”며 “관할 관청인 포항시의 진상조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H산업개발 관계자는 “모든 상황은 포항시에 이미 보고한 상태”라며 “시행사가 시공사나 감리단과 담합해 공정률을 조작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우려는 계약금 20%, 중도금 40%, 잔금 40%의 조건이다. 공사 공정률 38%에 불과한데도 시행사 측은 전체 40%에 해당되는 중도금 입금을 계속 독촉하고 있다. 따라서 분양자들은 자금을 관리하는 하나자산신탁의 투명한 관리감독을 요구하고 있다. 또 6개월 이상 공사가 진행되지 않고 중단된 상태인데도 분양계약서 등을 변경해 주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3년째 공사가 지연되면서 부실공사 여부도 우려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현재 공사가 지연되고 있는 것은 시공사 케이에스건설이 도급계약 체결과정에서 토목공사비를 턱없이 저가로 책정해 하도급 업체와 공사대금 문제로 마찰을 빚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엘리시움 오피스텔은 지하 5층 지상 15층, 286실 규모로 지어지며 SH산업개발이 시행사로, 금강에이스건설에서 케이에스건설로 시공사가 변경됐다. 포항의 전재기 건축사가 감리를 맡고 있다.

한편 문제가 불거지자 포항시는 엘리시움 시행, 시공, 감리, 자산관리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긴급 대책회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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