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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전셋값 8년9개월만에 하락

김민정기자
등록일 2017-12-04 21:03 게재일 2017-12-0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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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물량 폭탄에 겨울 비수기 겹쳐
전국 아파트 전셋값이 지난 2009년 이후 8년 9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3일 KB국민은행의 주간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 월요일인 27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보다 0.01% 떨어졌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증감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9년 2월 9일 0.03% 하락한 이후 약 8년 9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2012~2013년 아파트 매매 가격이 하락했을 때도 전셋값은 이와 무관하게 상승세를 이어갔다. 당시 주택가격 폭락론이 부동산 시장에 공포감을 조성하면서 아파트를 소유하기보다는 전세로 사는 방법을 택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수급 불균형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전셋값 상승세가 꺾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전주 대비 0.06%의 상승세를 보였던 전셋값은 올해 들어 단 한 차례도 0.02% 이상 오르지 못했다. 최근 5주간은 전주와 동일한 가격을 유지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이 8년여 만에 하락한 것은 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그간 매매 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이 80%에 육박하면서 이른바 `갭투자자`들은 크게 늘었다. 이들은 높은 전셋값에 기대 집값의 20%에 해당하는 적은 자본으로 주택을 매매해왔다.

앞으로 전셋값이 계속 내려갈 경우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 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한 갭투자자들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세 수급불균형 속에 겨울철 이사 비수기까지 겹쳤다”면서 “부동산 시장에서는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과 가을 이사철인 10월을 성수기로, 7~8월과 11~12월은 비수기로 친다. 지난달 전세거래지수는 9년 만에 가장 낮아 전세 거래가 주춤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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