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우주선을 탔던 `닐 암스트롱` 선장은 “한 인간에게는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인류의 오랜 동경의 세계에 첫발을 내디딘 그의 말에서 우리는 달의 신비가 조금이나마 벗겨지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도 느꼈다.
달은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위성으로 지구와 가장 가까운 천체다. 지구로부터 거리는 약 38만 4천km로 지구에서 태양까지 거리의 400분의 1이라 한다.
2009년에는 미국 나사(NASA)가 달의 남극 부근에 충돌을 일으켜 달에도 물의 존재가 있음을 확인했다. 앞으로 달에 대한 인류의 도전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만큼 인류가 가진 달에 대한 낭만도 예전 같지는 않을 것이다.
먼 옛날에는 달 속에 계수나무가 있었고 옥토끼도 살았다. 이태백이가 놀던 달에 양친 부모 모셔 천년만년 살고 싶었던 곳이다. 노랫말뿐 아니라 달을 주제로 한 시조나 이야기도 수없이 많이 전해졌다. 우리 민족은 유난히 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컸다. 전래 풍속에서 우리는 그것을 만나볼 수 있다.
보름달을 만월(滿月) 또는 망월(望月)이라고도 부른다. 휘영청 밝은 대보름달은 세상 구석구석을 밝혀 어둠을 물리친다고 믿었다. 모든 부정과 사악함이 달을 통해 빌면 사라져 정화될 것이라 믿었다.
우리의 정월 대보름이 설 명절만큼이나 큰 명절로 이어져 오는 것도 달에 대한 동경심과 신비로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8월 보름날인 추석도 수확의 고마움을 기리는 전래 행사다.
한해의 편안함을 기원하는 우리의 명절이 과학의 힘으로 정체가 드러나더라도 우리에겐 낭만과 신비가 숨겨있는 보름달로 기억되면 좋겠다. 대보름날 오곡밥도 지어먹고 부럼도 깨고 귀밝이 술도 먹는 여유가 필요하다. 이번 대보름날 달집태우기 구경이라도 가보자.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