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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블랙 드레스`

우정구(객원논설위원)
등록일 2018-03-16 20:36 게재일 2018-03-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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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이란 유행, 풍조, 양식 등의 개념을 담고 있다. 주로 의복이 중심이 되는 유행을 의미하나 요즘은 우리 생활 곳곳에서 광범위한 개념으로 사용된다. 패션은 논리적이지 않다. 감성적이고 기발하다. 사소한 일에서도 출발할 수 있다. 그래서 패션은 파격적일 때가 많다.

오늘날에 옷은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과거 우리 선조가 옷을 통해 신분과 계급을 구별했다면 지금은 옷을 통해 자신의 개성과 이미지를 표현한다.

`리틀 블랙 드레스(Little Black Dress)는 짧은 기장의 이브닝 가운이나 칵테일 드레스의 일종이다. 심플하고 우아한 디자인이 다른 패션 아이템과는 잘 어울릴 뿐 아니라 편안한 자리든 격식적인 자리든 활용하기가 쉽다. 패션 전문가들은 1926년 샤넬의 작품에서 그 근원을 찾고 있으나 상징적 의미로 본격 알려진 것은 오드리 햅번이 등장한 `티파니에서 아침을`이란 영화에서다. 가련하면서 심플하고 깨끗한 이미지의 그녀에게 검정색 드레스는 절묘한 결합이었다. 영화가 개봉되자마자 이 옷은 전 세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다. 특히 블랙 드레스를 입은 그녀를 받쳐준 진주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업스타일 헤어, 버그아이 선글라스는 기막힌 조화로 그녀를 불멸의 영화배우로 기억하게 한다.

지금도 리틀 블랙 드레스는 패션용어로 자리를 잡았고 패션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필수 아이템이자 기본공식으로 통한다.

오드리 햅번이 입고 출연한 검정색 드레스를 디자인한 이는 프랑스 출신의 디자이너 `위베르 드 지방시`다. 그가 91세를 일기로 작고했다. 지방시는 생전에 블랙 드레스를 세 번 카피했다고 한다. 첫 번째 것은 마드리드 의상 박물관에 있고, 다음은 크리스티 경매에서 92만 달러에 팔렸다고 한다. 마지막 하나는 지방시 패션하우스에 보관돼 있다.

의상 디자이너 한 사람이 남긴 문화적 흔적에서 우리는 매우 흥미로움을 느낀다. 이것이 문화적 가치이자 예술의 힘이 아닐까 싶다.

우리에게도 언젠가 이런 문화적 힘을 가진 디자이너가 탄생하길 기대해 본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말이 실감난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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