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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號 포스코, 현장 중심 방향 트나

박동혁기자
등록일 2018-11-05 20:43 게재일 2018-11-0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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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개혁안 발표 앞두고 ‘촉각’<br />비대해진 서울센터 조직 수백명<br />포항·광양 제철소 현지로 발령 <br />노조 등 변화에도 대처 나설 듯

포스코 최정우 회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기업 혁신방향을 제시한다.

최 회장은 5일 포스코 서울사무소에서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사내행사를 갖고 개혁안을 공개한다. 이 자리에서 최정우 회장은 지난 1983년 포스코 입사 후 36년간 철강 외길을 걸어오며 축적한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포스코의 방향을 좌우할 개혁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5일은 최 회장이 취임한 지 100일째인 11월 3일 이후 첫 근무일이다.

최정우 회장은 취임 이후 ‘위드 포스코(With posco)’를 비전으로 제시하며 상생협력을 강조해왔다. 구체적인 방안이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취임 후 유난히 현장을 강조해온 점을 감안하면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현장이 중심으로 부상할 경우 서울센터의 역할분담에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센터는 지난 10여년 동안 일각의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비대해질대로 비대해졌다. 최 회장의 현장 강조는 어떤 식으로든지 서울센터의 조직 변화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철강업이 주력산업인 포항과 광양에서는 최 회장의 임기 내 경영방침이란 점에서 특히 5일 비전 제시에 담길 내용이 비상한 관심사로 떠올라 있다.

최 회장은 이미 내부적으로 포스코 서울센터에 근무중인 500명 안팎의 직원들을 포항·광양제철소로 내려보내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상자는 주로 연구 분야 직원들로, 서울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눈으로 확인하며 품질을 높이는데 몰두하라는 주문이다. 정확한 인원은 나오지 않았으나 적어도 300여명은 넘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센터 직원이 1500명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조치다. 그동안 지역에선 포스코의 신기술 등을 연구하는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임직원들이 대거 서울로 배치되는 것에 대한 불만이 제기돼 왔었다.

현장이 중심으로 부상하면 현재 서울에 편중된 임원도 포항과 광양으로의 전진 배치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제철소의 역할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여 직원들이 반색하는 분위기다.

최 회장은 포스코에 노조가 설립됨에 따라 노정관리분야에서도 상당한 변화를 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있어온 관리와 현장, 임원과 직원 간의 차별적 요인을 없애고 대등한 관계와 동일한 처우개선 등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개혁안이 잇따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최 회장은 내부의 직제와 직원배치, 자회사 간 업무 중복 등 불합리한 부분에도 예상을 넘는 수준으로 손을 댈 것이란 시각이다. 실제 지난 몇 년 간은 전임 회장이 자신이 재직했던 포항산업과학연구윈 출신들을 대거 요직에 배치한 후 인사 등에서도 승진 발탁해 내부 사기를 저하시켰다는 지적을 받는 등 적잖은 문제가 내재돼 있다.

또 과거 매출 200조원 달성 등 무리한 목표를 제시한 후 외부 업체를 인수하며 덩치를 키우는 과정에서 생겨난 부실 자회사 등도 여전히 남아 있어 구조조정에 밝은 최 회장이 이른 시일 내 정리할 것으로 점쳐진다.

포스코의 한 임원은 “최정우호(號)의 포스코는 시대도 변하고 노조 설립 등의 여건으로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질수 밖에 없다”면서 “취임 이후 꾸준하게 현장을 중심에 두고 일하는 것은 정말 방향을 잘 잡은 것같다”고 평가했다. /박동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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