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률이 다른 시기에 비해 현저히 상승한 시대에 태어난 사람을 베이비부머라 한다. 한국의 베이비부머는 6·25전쟁 이후인 1955년생부터 1963년생 사이에 태어난 사람을 말한다. 나라마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있다. 그들은 막강한 인구수로 국가 성장의 기둥이자 동시대 사회를 주도한 세력이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베이비부머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6년 이후부터 1965년 사이에 출생한 사람이며 미국 전체 인구의 26%를 차지한다. 그들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은 세대라 평한다. 이전 세대와는 다르게 경제성장의 과실을 누리며 사회 및 문화운동에 앞장 선 사람들이다. 히피문화와 록 음악이 그들을 대표하고 베트남 전쟁을 겪으면서 반전운동에도 앞장 선 사람들이다. 일본은 단카이 세대라 부르며 1947년부터 1949년 사이 출생한 사람들을 일컫는다.
한국 베이비부머 세대도 이제 대거 은퇴 길로 접어들었다. 올해만해도 연간 80만 명이 넘는 사람이 60세 정년을 맞는다고 한다. 일하는 인력이 줄어들고 복지비용은 증가하게 된다는 뜻이다. 한국의 베이비부머 인구는 총인구의 14%다. 인구수로 700만 명을 상회한다. 막강한 인구로 우리사회와 경제에 미친 영향력도 매우 컸다. 그들에게는 가난이란 기억이 있다. 한국전쟁 이후 겪어야 했던 피폐한 삶을 아직 기억하는 세대다. 1958년생이 초등학생일 때는 콩나물 교실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교실이 꽉 차 오전반 오후반으로 쪼개어 수업을 받았다. 부모를 마지막으로 모시는 세대이면서 자식에게 부양받기를 포기한 세대다. 그러면서 자신의 노후를 걱정해야 하는 세대다. 부포족, 낀 세대라 부른다. 베이비부머의 대거 은퇴가 귀농 귀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소식이다. 2017년 51만 명에 달했던 귀농 귀촌인구가 지난해부터 50만 명대가 무너지는 등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귀농 인구가 줄어든 것도 베이비부머의 이동과 유관하다는 분석이다. 올 초 한국의 베이비부머 은퇴로 60세 정년 연장 논의가 시작됐다. 한국의 베이비부머의 위력이다. 당분간 그들의 영향력은 지속될 전망이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