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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타비(我是他非)

등록일 2020-12-21 18:49 게재일 2020-12-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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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타비(我是他非)는 ‘나는 옳고 상대는 틀렸다’는 뜻으로, 이른바 ‘내로남불’을 한자어로 옮긴 말이다. 교수신문은 지난 7~14일 교수 9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588명(32.4%·복수응답)이‘아시타비’를 선택했다고 최근 밝혔다.

아시타비는 ‘똑 같은 사안이라도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이중잣대를 말하며, 사자성어보다는 신조어에 가깝다. 1990년대 정치권에서 이중잣대를 비판하는 관용구로 쓰이던‘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말이‘내로남불’로 줄었다가‘아시타비’란 신조어로 변신했다.

신조어인 아시타비가 올해의 사자성어에 뽑힌 이유는 뭘까. 그만큼 정치·사회 전반에 아시타비가 만연했다는 얘기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정부여당의 계속된 내로남불 행태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재·보궐선거 원인 제공 시 당 후보 무공천’당헌을 뒤집은 여당에 대한 비판이다. 이로써 서울·부산시장 모두 여당 소속 지자체장의 성추행 비위로 보선이 치러지게 됐음에도 원인을 제공한 민주당도 후보를 낼 수 있게 됐다. 이 정부 들어 예타면제 사업규모가 박근혜 정부의 24조 원은 물론이고‘삽질 정부’라고 비난했던 이명박 정부의 60조 원보다 훨씬 많은 규모에 이른 것 역시 내로남불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예타 면제 사업 규모가 88조 원에 이르고, 가덕도 신공항까지 포함하면 거의 100조 원에 달한다.‘5·18 역사왜곡 처벌법’을 강행 처리한 여당이 ‘천안함 왜곡 처벌법’에 대해서는 국회 국방위원회 법안소위 문턱도 넘지 못하게 한 것도 그렇다. 이러니 내로남불 행태를 가리키는 아시타비 신조어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힐 수 밖에 없었으리라 여겨진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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