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첫 백신 접종, 초기 ‘혼선’ AZ 효능성 논란에 ‘일단 보류’ “충분한 자료 검토해 신중 결정” 11월까지 집단면역 차질 우려
올해 1분기에 국내에 안정적으로 공급될 백신은 사실상 아스트라제네카 제품밖에 없는 상황에서 최우선 접종 대상인 고위험군부터 접종하겠다는 계획이 시작부터 틀어졌다.
정부는 이르면 3월 말께 추가 임상 정보를 확인한 뒤 고령층 접종 방안을 최종적으로 확정한다는 방침이지만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하려던 당초의 목표 달성이 어려울 전망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6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시작하되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접종 일정은 보류했다. 만 65세 이상 연령층에 대해서는 백신의 유효성에 대한 추가 임상 정보를 확인한 후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접종 방안을 다시 확정하기로 했다.
고령층 접종 효과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돼 온 만큼 충분한 자료를 검토한 뒤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결정은 임상시험 과정에서 고령층 참여자가 많지 않았던데다 백신의 효능을 증명할 자료 또한 충분치 않다는 이유로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고령층 접종을 잇달아 제한한데 따른 것이다.
실제 독일과 프랑스·오스트리아·스웨덴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연령을 65세 미만으로 제한했고 핀란드는 70세 미만, 폴란드는 60세 미만, 벨기에는 55세 미만으로 각각 권고한 상태다. 스위스와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은 아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승인 자체를 보류했다.
식약처는 아스트라제네카 측에 미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시험의 중간 보고서를 4월 말까지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3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이 임상시험에는 고령자가 약 7천500명 정도 포함돼 있는 만큼 그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어떤 백신이라도 지금 (코로나19에) 가장 위험한 그룹은 65세 이상 고령층이고, 요양원에 계신 분들은 먼저 백신을 맞혀야 한다”며 “국내 코로나 확진자 가운데 고령자가 많은 상황이어서 고령층에 대한 보호가 크게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