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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지도체제 놓고 내부 혼선 이어지는 ‘국민의힘’

고세리 기자
등록일 2025-06-07 14:33 게재일 2025-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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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대선에서 패배한 국민의힘 내부에서 차기 지도체제를 둘러싼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 일원이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사의를 밝힌 직후, 관심은 자연스럽게 새 지도부를 누가 어떻게 꾸릴지에 집중되고 있다. 이에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유지하려는 친윤계(친윤석열)와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꾸리자는 친한계(친한동훈) 간 의견이 대립하는 모습이다. 

당내 주류인 친윤계는 전당대회보다는 선거 패배로 인한 당 수습이 우선이라며 신중론을 펴고 있다. 반면 친한계는 조속한 전당대회 개최를 요구하며 입장차를 보인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결별과 당정 관계 정상화를 요구해온 김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직을 계속 수행할 경우 차기 전당대회에서 친윤계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오는 16일 치러지는 새 원내대표 선거 역시 중요한 분수령으로 꼽히고 있다. 새 원내대표가 비대위 체제 유지와 조기 전당대회 개최 여부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친한계에서는 ‘김용태 비대위원장 체제’로 원내대표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사퇴한 권 원내대표가 직무를 유지한 채 친윤계 후보를 사실상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앞서 친한계인 박정훈 의원은 “원내대표에게 비대위원장 지명권이 있다. 지명권을 행사해서 전당대회를 안 하려고 하는 거 아닌가 싶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 의원의 이러한 주장에 권 원내대표는 즉각 “음모론”이라고 부인하는 등 신경전도 벌어졌다. 권 원내대표는 “차기 비대위원장을 지명할 생각이 없다. 할 수도 없다”며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원내대표직 사의를 표명한 이후 허무맹랑한 ‘음모론’을 제기한다”면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제가 김용태 비대위원장의 사퇴를 종용하고, 원내대표 임기 만료 전 차기 비대위원장을 임명한다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거취 입장을 유보했던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전날 “중단없이 개혁하겠단 마음을 이어 나가는 것이 제가 남은 소명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제가 임기를 마치게 된다면 그다음에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가 들어설 텐데, 그 비대위는 아마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관리형 비대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오는 30일까지인 임기를 지키겠다는 취지로, 조속한 전당대회 필요성에도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당권 도전설이 불거진 김문수 전 후보 측 역시 전당대회 개최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김 전 후보의 비서실장을 맡았던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SBS 라디오에 출연해 “현 상황에서 비대위를 연장한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을 해봐야 하는데 현재는 워낙 비상한 상황”이라며 “비대위보다는 차라리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는 게 낫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김 전 후보 역시 전날 현충원 참배를 하고 김용태 위원장과 오찬을 갖는 등 공개 일정을 소화하면서 당 안팎에서는 ‘당권 행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에 오는 9일 예정된 의총에서는 김 위원장의 거취 문제를 비롯한 차기 지도부 구성, 전당대회 개최 등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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