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오마이스’ 피해 죽장면민들<br/>범람한 하천으로 생긴 쓰레기더미<br/>돌무더기 등 제대로 치우지 못해<br/>임시방편으로 쌓은 제방마저 불안<br/>물폭탄 급습 땐 ‘2차 피해’ 우려<br/>지자체들, 예찰 강화 등 대비 만전
“아직 피해복구 중인데 또다시 태풍이 온다고 하니 끔찍합니다.”
제12호 태풍 ‘오마이스’로 침수 피해를 입은 포항 죽장면민들이 추석을 앞두고 찾아올 태풍 ‘찬투(Chanthu)’소식에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아직 응급복구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또다시 강력한 태풍이 찾아오게 된다는 소식을 알게 된 주민들은 2차 피해를 보지 않을까 불안에 떨고 있다.
16일 포항시 북구 기계면 일대는 태풍 ‘오마이스’가 할퀴고 지나 간지 3주가 흘렀지만, 여전히 마을 곳곳은 폭우로 인한 상처들로 가득했다.
범람한 하천으로 인해 마을 곳곳의 논밭에는 돌과 자갈들이 마치 산처럼 쌓여 있었다. 도로 곳곳은 뒤틀리고 갈라져 제 역할을 하기 힘들어 보였다.
인근 하천은 빗물에 떠내려 온 나뭇가지와 쓰레기 더미로 가득했다.
근로자들은 굴삭기 15대와 덤프트럭 12대, 청소차 3대 등을 동원에 하천에서 떠내려온 임목폐기물들을 건져내는 작업을 펼쳤다.
현장근로자 A씨는 “오늘 가져가는 임목폐기물은 20t에 이르고, 완전히 피해를 복구해 예전처럼 돌아가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소요될지 모르겠다”며 “하루빨리 복구작업을 진행해도 모자를 판에 또다시 들려오는 태풍 소식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전했다.
피해 순간을 아직 생생하게 기억하는 주민들은 태풍 소식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이종발 두마리 이장은 “아직도 태풍 오마이스의 충격에 벗어나지 못했는데 또다시 태풍이 한반도를 지나가게 된다는 소식을 들으니 앞이 깜깜하다”며 “태풍이 무사히 지나가서 이번 추석 연휴 동안에는 가족들과 편안하게 쉬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태풍 찬투는 폭우를 동반한 강력한 바람을 몰고 내륙지역을 향하고 있다.
16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찬투’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제주 서귀포 남남서쪽 약 290m 해상에서 시속 18㎞로 북북동진중이다. 중심기압은 980hPa, 풍속은 초속 29m다. 제주도 남서쪽 먼바다에 위치한 태풍 찬투는 점차 북동진하며 남해상을 지나 대한해협을 통과할 것으로 예측된다.
경북은 태풍 찬투의 영향을 받아 오는 17일까지 최대 60㎜의 비가 내릴 것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경북동해안에는 순간적으로 시속 70㎞가 넘는 강한 바람이 불고 해상에는 높은 물결이 일 것으로 예측된다.
죽장지역은 소하천 인근에 긴급으로 쌓아둔 제방이 안정화되기 전이고 지반도 약해져 있어서 또다시 비가 내리면 치명상을 입을 확률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는 태풍 ‘찬투’에 대비해 현장점검에 나서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북구는 급경사지와 비탈면 등 재해취약지역에 대한 예찰활동을 강화하고, 산사태·인명피해 우려 지역 183개에 대한 현장 안전점검 및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포항시 북구 관계자는 “상습침수구간에는 양수기, 모래주머니 등 수방자재를 비치하고 차량통제 안내선을 설치할 예정이다”며 “명절 연휴와 수확기를 앞두고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