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비 없고 중계 수수료 저렴<br/>‘먹깨비’ 지난달 9일 출시<br/>네트워크 연결 불안정하다<br/>입력창 클릭이 안된다 등<br/>커뮤니티에 불만 글 잇따라<br/>민간 업체보다 배달비도 비싸
소상공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든 경북지역의 공공배달앱인 ‘먹깨비’를 향한 이용객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가맹업체에 대한 수수료는 대폭 낮췄지만, 정작 이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27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달 9일부터 가입 비용이 없고 중계 수수료도 기존 배달앱(6.8∼12.5%) 보다 더 저렴한(1.5% 정도) 지역 공공배달앱인 ‘먹깨비’가 출시됐다.
앱이 출시된 이후부터 지난 24일까지 먹깨비 앱을 사용할 수 있는 경북도내 11개 시·군(포항, 김천, 안동, 구미, 영주, 영천, 상주, 문경, 경산, 칠곡, 영천)에서 모두 7천240개의 업소가 가맹점 등록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먹깨비의 누적 주문 건수는 11만9천건이고, 누적 회원도 8만2천여명에 이르고 있다.
이에 경북도는 최근 “경북 공공배달앱이 소상공인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잘) 정착하고 있다”며 “먹깨비가 골목경제를 살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해당 앱을 이용해 본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해당 앱이 출시된 이후 한 달여 동안 지역 커뮤니티에는 먹깨비를 이용한 뒤 불만을 토로하는 내용이 담긴 글이 지속적으로 게재됐다.
시민들은 ‘앱의 네트워크 연결이 불안정하다’, ‘음식 주문을 하려고 해도 결제창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입력창에 음식을 받을 주소와 아파트 동 호수를 기입하려고 해도 클릭이 되지 않는다’는 등의 불만을 제기하는 글이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먹깨비에 등록된 일부 가맹점들은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등 민간 배달대행업체보다 더 많은 배달비를 요구하기도 했다.
실제로 한 음식점에서는 기존 배달 어플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면 배달비 2천원을 받았지만, 공공배달앱에서는 같은 거리임에도 1천원이 더 비싼 3천원을 받고 있었다.
먹깨비 앱에 별다른 메리트가 없자, 소비자들은 기존 배달 앱을 향해 발길을 돌리고 있다.
포항에서 중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A씨(50·북구)는 “먹깨비가 출시된 초창기에 도에서 1만원 할인쿠폰을 발급해 줬을 때는 주문이 잠깐 몰렸지만, 최근에는 먹깨비를 이용한 주문 건수는 일주일에 1건 있을까 말까 하다”며 “먹깨비를 이용해 음식을 재주문한 손님은 거의 못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 이모(29·여)씨도 “기존 대형 배달앱의 경우 음식점에 대한 후기나 별점 등이 많이 등록돼 있어 음식을 주문하기 전에 많이 참고하는 편이다”며 “먹깨비는 음식점에 대한 비교 후기도 별로 없는데다 대형 배달앱과 비교하면 별다른 이점이 없어 잘 이용하지 않게 된다”고 지적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도에서 먹깨비 어플을 이용해 주문을 해봤는데, 주문에 대해 불편한 점을 겪은 게 없다”며 “민간 배달대행업체와 배달료가 차이나는 부분은 인지하고 있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외식업 중앙회와 협조를 구해 가맹점주들에게 안내를 드리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