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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원팀 파열음

박형남기자
등록일 2021-11-07 19:37 게재일 2021-11-0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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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비리의혹 대선 불참”<br/>국민의힘 선대위 참여 거부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선 후보를 선출한 이튿날부터 원팀 기조가 삐걱거리고 있다. <관련기사 3면>

홍준표 의원의 지지기반이었던 2030세대의 탈당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홍 의원이 선대위 참여를 사실상 거부해 범통합선대위 출범이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대선 승리를 위한 중대한 승부처로 인식되고 있는 2030 세대를 비롯한 중도층 표심을 잡아줄 홍 의원의 적극적인 선대위 참여가 없을 경우 자칫 정권교체마저 물건너 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대선 후보 선출 당일 윤 전 총장과 경쟁했던 홍준표(대구 수성을) 의원 등은 “윤석열 후보께 축하드린다”며 경선 결과에 승복했고, 윤 후보도 “이제 우리는 모두, ‘정권교체를 위한 깐부’”라며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홍 의원은 “사상 최초로 검찰이 주도하는 비리 의혹 대선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언급하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국민의힘 2030세대가 탈당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홍 의원과는 ‘앙숙 관계’인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완전한 화학적 결합을 이루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얘기다.


윤 후보는 7일 SNS를 통해 홍 의원을 ‘홍 선배님’이라고 칭하며 “전당대회 후 첫날 일정을 바쁘게 소화하면서도 지난 금요일 전당대회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정권 교체의 대의를 위해 홍준표 선배님과 다른 두 후보님이 보여주신 ‘원팀 정신’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윤 후보는 “저보다 더 빛났던 홍 선배님의 짧은 메시지와 미소는 제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제 수락 연설보다 훨씬 빛났다”며 “멋진 위트까지 곁들인 낙선 인사와 국민과 당원에게 보여준 맏형다운 그 미소,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당의 지난 역사를 돌아보면 감동적인 승복과 단결을 이뤘을 때는 승리했지만, 그렇지 못했을 때는 패배했다. 정권 교체로 이 아름다운 전통을 이어가겠다”며 “우리는 모두 정권 교체를 위한 깐부”라고 강조, 우회적으로 선대위 참여를 요청했다. 윤 후보에 대한 2030세대 지지가 낮은 상황에서 경선 직후 홍 의원에 쏠렸던 젊은 당원들이 대거 탈당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이를 수습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그러나 홍 의원은 윤 후보의 제안을 거부했다.


홍 의원은 이날 SNS에서 “이번 대선에서 저는 경선을 다이나믹하게 만들고 안갯속 경선으로 흥행 성공을 하게 함으로써 그 역할은 종료됐다고 본다”며 “사상 최초로 검찰이 주도하는 비리 의혹 대선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윤 후보의 제안을 거부했다. 오히려 대장동 의혹과 고발사주 의혹의 중심에 있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윤 후보를 동시에 겨냥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홍 의원은 윤 후보에게 패한 뒤 “이번 대선에서 평당원으로 백의종군하겠다”, “한동안 쉬면서 생각을 정리해보겠다”고 밝힌 데 이어 재차 당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나아가 김종인 전 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으면서 ‘원팀’은 힘들 것이란 관측마저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은 비대위로 당을 이끌 당시 홍 의원의 복당만 불허했다. 특히 경선 막바지에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를 공개 지지 선언하는 등 윤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이 때문에 윤 후보와 홍 의원의 회동도 당장 성사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김 전 위원장 영입보다 치열하게 경쟁했던 홍 의원을 껴안는 게 더 시급한 문제”라며 “20∼30대 남성의 열성적인 지지를 받은 홍 의원을 예우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도 “홍 의원에 대한 윤 후보의 예우가 중요하지, 홍 의원이 실제로 실무를 맡아 참여하느냐는 큰 변수가 아닐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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