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첫 분양분 1순위부터 미달 <br/>지난달 분양 6곳 중 5곳 ‘심각’<br/>대출 규제·공급 과잉 등 영향
대구 아파트 청약시장이 연초부터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특히 대구지역은 지난해 3분기부터 84㎡ 이하의 적은 평수 아파트를 중심으로 미분양이 증가한 상황에다 올초는 청약시장마저 꽁꽁 얼어붙으면서 미분양 가구 증가가 예상되는 등 더운 어두운 전망만 나오고 있다.
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대구 53개 단지 중 29개 단지에서 미분양이 발생해 54.7%를 차지하면서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도 23.9%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경북지역은 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수요가 적어 지난해 4분기 미분양 비율은 42.9%를 나타났지만, 미분양은 105가구 감소해 대조를 보였다.
대구 지역의 경우 롯데건설이 달서구 본동에 짓는 롯데캐슬 센트럴스카이 일반분양분에서 1순위 청약률이 9.6%로 집계됐고 지난달 신규 공급한 아파트 6곳 가운데 5곳에서 1순위 청약 미달 사태가 빚어졌다. 이에 따라 1순위 청약률은 동대구 푸르지오 브리센트는 청약 경쟁률이 0.53대1를 보이며 48.5%, 해링턴 플레이스 감삼 3차 22.6%, 두류 중흥S-클래스 센텀포레 48.2% 등의 결과를 보였다.
지난달 분양한 화성산업의 동대구역 센텀 화성파크드림은 799가구 중 596가구를 청약해 비교적 선방했지만, 신세계건설이 달서구 본동에 짓는 빌리브 라디체는 520가구에 14가구만 청약해 심각한 결과라는 반응을 낳았다.
경북지역의 경우 지난달 1천597가구를 분양한 ‘포항한신더휴펜타시티(A2)’는 청약 경쟁률이 0.46대1에 불과했고 경북 경주시 건천읍의 ‘신경주유보라아이비파크(B4·1천100가구)’는 이보다 더 낮은 0.33대1의 경쟁률을 보이는 등 청약시장의 어려움을 그대로 반영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구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은 지난해 2만3천943가구에서 올해 2만6천15가구로 더 늘어날 예정으로 있어 앞으로 아파트 공급 초과 문제가 풀리지 않는 한 미분양은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
지난해 3분기 전까지만 해도 1순위 기타지역 또는 2순위 청약에서 미달분을 채우는 것으로 분양시장이 형성됐으나, 앞으로는 실입주자들이 선호하는 84㎡형대의 미분양도 안심할 수 없는 것으로 분석될 정도다.
이런 미분양주택 증가와 함께 대출규제 등의 영향으로 같은기간 대구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대비 0.1% 하락해 지난 2020년 5월(-0.1%)이후 18개월 만에 첫 하락을 기록했다.
청약시장의 부진 원인은 집값이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퍼지면서 청약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것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또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강도 대출 규제와 올해부터 분양대금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되면서 분양시장이 침체에 빠진 것으로 평가된다.
대구 부동산 한 관계자는 “대구지역 미분양 조짐은 지난해 중순부터 꾸준히 예견됐던 것으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라며 “정부의 강력한 규제도 한몫을 하고 있기 때문에 조정지구 해세를 통해 미분양 해소방안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