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물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 계획이 28일 확정됐다.
포스코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업 부문을 100% 자회사로 분할하는 계획안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의 포스코는 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의 자회사로 놓이게 된다. 포스코 기업문화에 익숙한 지역의 관련 회사들은 향후 변화될 운영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변화를 맞이해야 하는 것이다.
이날 임시주총에선 주식수 기준 75.6%의 주주가 의결권을 행사했고, 출석주주 89.2%가 지주회사 전환을 찬성했다. 주총안 승인을 위해 필요한 조건은 전체 주식의 3분의 1 이상,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다. 주총장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인원 제한에 따라 이날 100여명의 주주만 입장했다.
주총에선 일부 개인 투자자들이 물적 분할 이후 자회사 상장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과 자사주 소각 계획의 불확실성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초 안건은 원안 그대로 통과됐다.
이날 통과된 안건의 핵심은 2000년 10월 민영화 이후 21년 만에 투자형 지주회사(포스코홀딩스) 아래 철강 등 사업 자회사를 두는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이다. '포스코홀딩스'라는 새 이름의 투자형 지주사가 신설되며, 지주사가 철강 사업 자회사 포스코를 지배하는 형식인 것이다. 그룹 지배구조는 포스코홀딩스가 최상단에 있고 포스코(철강)를 비롯해 포스코케미칼(이차전지 소재), 포스코에너지(에너지), 포스코인터내셔널(식량), 포스코건설(건축·인프라) 등 다른 자회사가 그 아래 놓인다.
이날 닻을 올린 포스코홀딩스는 앞으로 자회사로부터 배당받은 자금 등을 바탕으로 그룹의 미래 신사업 발굴과 사업 및 투자 관리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포스코홀딩스는 미래기술개발원을 산하에 두는 등 발걸음을 빨리 하고 있다. 포스코는 본업인 철강 사업에만 집중하게 된다. 지주사와 자회사는 오는 3월 2일 출범한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이날 주주 메시지를 통해 "경영구조를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해 철강과 신사업 간의 균형성장을 가속화하고 사업 정체성 또한 친환경·미래소재 기업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 회사의 성장 노력이 기업 가치에 제대로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반세기가 넘는 기간에 이어진 도전과 성공의 역사를 토대로 100년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기 위한 중차대한 전환점에 서 있는 지금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미래를 위한 포스코의 변화와 새로운 도전에 다시 한 번 지지와 성원을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포스코센터 밖에서는 포항 시민단체, 포항시의회, 경북도의회 등 각계 인사 250여명이 모여 지주사 전환 계획에 반대하며 항의했다. 이들은 "포항시민의 희생으로 성장한 포스코가 포항시민을 무시하고 국가균형발전에 역행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며 "포스코홀딩스와 미래기술연구원을 포항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 9월 말 기준 포스코의 최대주주는 9.75%를 보유한 국민연금이고, 주요 주주로는 씨티은행(7.30%), 우리사주조합(1.41%) 등이며 80%가량이 기관과 외국인, 개인 등 기타 주주에게 분산돼 있다. /전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