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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구암동 제5호 고분군서 유물 다량 발굴

심상선 기자
등록일 2022-04-12 20:32 게재일 2022-04-1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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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굴 흔적 없어… 5C 중후반 조성고분군 학술적 가치 재조명 기대
대구 북구 구암동 고분군 제5호분 내부 모습. /대동문화재연구원 제공

대구 북구 구암동 고분군에서 도굴 안 된 대형 적석봉토분이 발굴돼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발굴조사 중인 구암동 고분군 제5호분에서 독창적인 적석봉토분의 축조기법과 함께 매장주체부가 도굴되지 않은 채 다량의 부장품이 출토됐다. 이번 발굴은 이미 조사된 자료와 함께 구암동 고분군의 학술적 가치를 재조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북구에 따르면 구암동 고분군 제5호분은 대구 북구청과 (재)대동문화재연구원이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발굴조사 중인 사적지다.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로 보아 제5호분은 봉분을 높게 쌓으려고 일반적인 봉토분의 구획축조(방사상으로 작업구역과 담당자를 구분하는 방식)기법이 적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제5호분의 봉분 속에는 고대토목공법의 골조 개념으로 이해되는 구획석열 14곳이 확인됐다.


이 석열들은 호석이 조성된 고분의 가장자리에서 매장주체부(주검안치시설)가 위치한 중앙부를 향해 방사상으로 설치됐다.


크고 작은 할석(깬돌)을 이용해 외줄형태로 한쪽 면을 맞춰 쌓았으며 최대높이 2.5m 정도이다.


구획석열 사이에는 대체로 크고 작은 할석들을 빼곡하게 채워 이른바 구암동 고분군만의 독창적인 적석봉분을 만든 것이다.


고분의 이러한 축조방식은 수십 년 전 영남지방에서 구명돼 그 내용이 일본, 중국의 고고학계로 전파됐고, 국제적인 대형고분 영조기술 해명의 뼈대를 이루고 있다.


이 적석봉토분에서의 구획축조 내용은 유사한 국내외 적석총의 발굴방법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95%의 공정률을 보이는 가운데 5호분의 평면형태는 (타)원형으로 주곽과 부장곽이 평면 ‘11’ 자형으로 배치됐다.


다만, 기존의 조사된 고분은 중심이 주곽과 부곽 사이였으나 5호분의 경우 매장주체부인 주곽이 정중앙이고, 부곽은 동편으로 다소 치우쳐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주석곽은 내부 길이 5.85m, 너비 1.1m, 높이 1.5m정도이며 벽석은 큰 할석(깬돌)을 사용했고, 바닥에는 전면에 천석(강돌)을 깔았다.


바닥 중앙에는 피장자로 추정되는 인골의 가장자리를 따라 소형 할석들이 놓여 있어 목관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부장유물 중 북편은 단벽에 붙여 유개고배(뚜껑있는 굽다리접시)를 2열로 배치하고 주변에 다수의 철기류와 철제 등자(말 안장에 달린 발걸이), 행엽(살구나무잎 모양의 말띠 드리개), 은(銀)장식된 안교 부속구(말 안장 테두리) 등 마구류(말갖춤)를 부장했다.


남단벽 아래에는 비교적 큰 토기류가 부장됐다.


석벽에 붙여 유개단경호(뚜껑 있는 목 짧은 항아리) 3점을, 그 앞에 발형기대(바리모양의 그릇받침)에 유개장경호(뚜껑 있는 목 긴 항아리)를 올려놓은 2세트가 있다.


중앙부에는 피장자 인골 흔적이 확인됐고, 머리 쪽 부근에서 금동제 세환이식(금동장식 가는 귀걸이) 1점이 출토돼 두향이 남쪽임을 알 수 있다.


주변에서는 철제 금동장식품이 출토됐다.


이 밖에도 5호분 주변으로 소형의 배장묘(덧댄무덤) 5기를 추가로 확인했는데 본분의 가장자리를 따라 축조됐고, 의례와 관련한 큰 항아리들이 호석의 둘레를 따라 군데군데 출토됐다.


또 소형 석곽의 주변 고분 4기도 확인됐는데 매장주체부의 장축방향은 대체로 등고선방향과 비슷한 동-서로 배치돼 제5호분 배장묘들의 매장주체부 방향과 차이를 보인다.


출토유물의 특징과 속성으로 보아 제5호분의 조성시기는 5세기 중·후반으로 추정되며, 인접한 1호분의 조성시기와 비슷하거나 약간 선행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심상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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