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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턱·계단 하나가 불편하게 만들지요”

김민지기자
등록일 2022-04-19 20:41 게재일 2022-04-2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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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회 장애인의 날’ 인터뷰  / 정태환 경북 시각장애인복지관 주간보호센터장<br/>경북 시각장애인 업무 13년 수행<br/>점자교육·재활 등 서비스 제공 <br/>“사회, 장애인 편견이 힘들게 해”<br/>“장애로 인해 포기했던 좌절감<br/>   다른 이들이 겪지 않기를 기대”
정태환 주간보호센터장이 한국의 장애평등정책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있다. /김민지기자

매년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에 대한 이해 복지 증진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국가에서 제정한 장애인의 날은 올해로 42돌을 맞이한다. 지난해 말 기준 경북지역에는 18만2천538명의 장애인이 거주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장애인의 날을 맞아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자신보다 몸이 불편한 이를 위해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는 경북 시각장애인복지관 주간보호센터 정태환(43) 센터장을 만나봤다.

 


-이 일을 한 계기는.


△어렸을 때부터 눈이 나빴다. 비장애인이 제공하는 서비스보다 같은 장애를 가진 내가 직원들에게 장애인에 대한 지식과 정서를 전달한다면 장애인 복지가 더 효율적으로 발전하리라 생각했다. 내가 겪었던 콤플렉스, 할 수 있었지만 장애로 인해 포기해야 했던 좌절감 등을 다른 이들이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2010년 경북시각장애인연합회에서 일하다 사회복지사로 전환해 이곳에서 일한 지 벌써 13년의 세월이 흘렀다. 센터는 시각장애인들에게 점자교육에서부터 재활, 문화, 여가, 운동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우리 사회가 장애인에 대해 가진 편견이다. 2017년 장애인 근로지원시간을 위해 투쟁해야 했던 것처럼 우리는 당연한 권리를 위해 늘 싸워야 하고 누군가를 이해시켜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장애가 있어 불편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상 작은 턱, 계단 등 작은 장애물 하나가 우리의 삶을 불편하게 만든다. 장애인의 날을 기념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우리는 기념해야 할 만큼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다. 우리도 사회의 일원 중 하나다.

 


-한국의 장애평등정책에 대한 생각은.


△일상적인 경제 활동을 해 번 돈 30만원과 기초수급자로 매달 받는 돈 60만원 중 뭐가 더 유리해 보이는가. 당연히 상당수가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 기초수급자가 되면 의료·주거 등 보장된 서비스가 많은데 이를 포기하고 직장생활을 하며 생활을 꾸려 나가기에는 장애인이 직면하게 되는 경제적 어려움이 너무 크다. 우리는 이 제도에 다시 한 번 생각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끊임없이 공부할 계획이다. 장애인들을 이해하고 지지해주는 것을 넘어서 현재 관리직에 있는 만큼 더 많은 것을 알아야 한다고 느꼈다. 사회에 이바지하고 워커들의 이해를 끌어내는 만큼 장애인의 복지는 한층 더 성장할 것이다. 아직 집을 나오지 않는 장애인들이 많다. 그들이 자유로운 일상을 누리도록 세상을 바꿔가고 싶다.


/김민지기자


mangch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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