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 사태’가 오래 이어지면서 전국의 지역 축제가 2년 동안 열리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됐다.
최근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실행했던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제했다. 이에 따라 지역 축제가 경북 곳곳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고령군도 예외일 수 없다.
1천500여 년 전 찬란한 철기문화를 꽃피웠던 고대왕국 대가야의 진면목을 선보임으로써 호평 받은 경북의 대표적 지역 축제 중 하나인 ‘대가야 체험축제’도 새롭게 단장해 관광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세계축제이벤트협회(IFEA)로부터 금상을 받은 바 있고, 대한민국 대표축제 전통문화 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문화관광부 지정 대한민국 문화관광 우수·유망축제로 선정된 고령의 대가야 체험축제.
고령군 관계자는 “오는 5월 5일부터 8일까지 대가야생활촌 일원에서 다양한 이벤트와 볼거리, 먹을거리까지 두루 마련된 즐거운 축제가 열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완연해진 봄 날씨 속에서 오랜만에 가족, 친구들과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가야 체험축제’는 어떻게 준비되고 있을까? 그 현장 속으로 미리 떠나본다.
3년 만에 열리는 ‘대가야체험축제’
내달 5일 대가야생활촌 일원서 개막
나흘간 온·오프라인으로 관광객 맞이
전시·체험·공연·야간 프로그램 등
볼거리·먹을거리 다양한 이벤트와
지역 특산물·명소 홍보부스도 운영
◆다양한 전시와 행사, 체험과 공연이 함께 하는 축제
앞서 언급했듯 고령 대가야 체험축제는 1천500년 전 대가야 시대의 이야기들을 흥미롭게 담아낸다. 대가야인들의 생활, 문화, 예술 등 삶 전체를 테마로 해 방문자들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올해 축제의 주제는 ‘황금의 빛, 대가야’. 고령군관광협의회는 “황금과 빛을 통해 희망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며 “예부터 지금까지 귀한 광물로 여겨지는 ‘황금’이란 테마로 축제 참가자 모두가 코로나19로 인해 상처 받은 마음을 달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고령군 또한 “지난 2년간 개최하지 못한 축제의 재시동으로 군민과 관광객을 위로하고, 지역 경제 회복에도 힘을 보태고자 축제 개최를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올해 축제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전시 분야에선 축제의 주제인 ‘황금의 나라, 대가야’ 전시장이 마련되고, 이와 하모니를 이룰 감성 포토존 또한 설치된다.
개막 행사로는 ‘대가야 종각 현판식과 타종 행사’가 준비됐고, 폐막식에선 ‘자랑스런 군민상 시상식’이 열린다. 창작뮤지컬 ‘가얏고’와 어린이·가족뮤지컬, 지역 주민이 준비한 공연도 관심을 모은다. 오프라인만이 아닌 온라인에서도 ‘대가야축제TV’가 만들어지고, 인플루언서들의 방송도 진행될 예정이다.
고령의 특산물을 선보일 홍보관이 마련되고, 라이브 커머스를 통한 판매도 계획돼 있다. 지역민의 축제 참여를 적극 유도할 부스도 설치된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지친 사람들 위로할 ‘안전한 축제’로
능동적으로 축제를 즐기기 위해 2022년 대가야 체험축제의 주요 프로그램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올해 축제의 메인 무대는 대가야의 옛 모습을 재현한 대가야생활촌이다. 여기는 메나릿골(용사체험장), 발굴체험학습장, 연조마을(공방촌), 인줄마을(고상가옥촌), 불묏골(제련소), 고아동 고분전시관으로 나눠져 있다.
대가야 체험축제의 주제 체험이라 할 ‘황금테마체험’은 대가야생활촌 안에서 이뤄진다. 체험은 사금 채취, 대가야 금관 만들기, 금속공예 등으로 구성됐고, 이중 사금 채취는 캐낸 금을 유리병에 담아 가져가는 것으로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 듯하다.
올해는 밤에 진행되는 프로그램도 강화된다. 대가야생활촌의 야간 조명을 따라 옛 이야기를 들으며 산책할 수 있는 대가야생활촌 야간투어와 고분이 들어선 구역의 밤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문 보트(Moon Boat ) 체험’에 열기구 체험까지 준비되는 것.
축제의 주제관에선 ‘황금의 나라 대가야’ 관련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대가야의 금제 유물과 지역 작가들의 작품도 전시된다.
창착뮤지컬 ‘가얏고’는 고령군의 역사·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공연 프로그램. 올해는 ‘가야의 여신들’이라는 타이틀 아래 문화누리 우륵홀에서 펼쳐지게 된다. 행사 첫날인 5월 5일 어린이날에 관객들과 만나게 될 가족뮤지컬 ‘캐리와 친구들’도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대가야 문화누리 야외공연장 등 행사장 전역에선 소규모 버스킹 공연도 진행될 예정이다.
고령 지역 문화예술단체의 공연으로 ‘지역민과 함께하는 축제’라는 지향도 드러낸다. 읍·면 홍보 부스 운영을 통해 각 지역의 특산물과 명소도 소개할 계획을 세웠다. 다양한 온라인 프로그램 역시 기대된다. 메타버스 공간에서 대가야 체험축제를 즐길 수 있고, 대가야 역사문화퀴즈, 가야금 연주게임을 만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현장을 직접 찾기 힘든 이들을 위해 ‘대가야축제TV’ 유튜브 채널도 운영된다.
고령군 관계자에 의하면 “대가야수목원에서 진행될 숲 해설 체험도 기대해도 좋다”고 한다.
고령의 특산물인 딸기를 테마로 한 ‘딸기 카페’와 개실마을, 가얏고마을 등 4개 마을이 참여해 만든 농촌체험은 도시 생활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선물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대가야 체험축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군민과 관광객을 위로하고, 침체된 지역 경제를 되살리는 것에 중점을 두고 안전한 축제로 운영할 것”이란 게 고령군의 설명이다.
◆축제와 함께 고령의 관광 명소도 둘러보면 어떨까
고령군관광협의회는 대가야 체험축제를 찾을 관광객들을 위해 ‘추천 코스’를 안내했다. 그중 ‘따스한 5월 걷기 좋은 길’로 불릴만한 ‘대가야박물관→지산동 고분군→주산성→철쭉단지→청금정→반룡사’ 코스와 농촌문화를 맛볼 수 있는 ‘대가야 역사테마관광지→반룡사→개실마을→우륵박물관→대가야수목원’ 코스가 매력적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고령군은 방문객들을 위해 고령의 관광 명소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지산리에 자리한 지산동 고분군은 한국 최초로 발굴된 순장묘 지산동44·45호분을 포함한 크고 작은 700여 기의 고분이 분포하고 있어 낭만을 느끼며 산책하기 그만이다.
대가야 왕릉이 모여 있는 주산 기슭의 대가야박물관은 지산동44호분을 재현해 당시의 무덤 축조 방식과 순장자의 매장 형태를 확인할 수 있어 아이들에게 역사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는 공간이다.
가야금을 만든 악성 우륵의 생애와 음악을 중심으로 꾸며진 우륵박물관에선 전문 장인이 가야금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거기서 가야금 제작 체험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선사시대 사람들이 바위 위에 그린 그림이나 도형을 확인할 수 있는 고령 양전동과 안화리도 눈길을 끈다.
영남학파 종조인 점필재 김종직(1431∼1492)의 후손들이 대를 이어 살아오는 개실마을은 우리의 전통문화가 가진 매력을 몸으로 느낄 수 있어 인기를 모은다.
그 외에도 대가야수목원과 ‘팔만대장경’을 해인사로 옮긴 역사로 인해 이름 붙은 개경포 등도 빼놓을 수 없는 고령의 관광 명소다.
‘코로나19’로 인해 발이 묶였던 여행자들은 지난 2년의 아쉬움을 달래줄 대가야 체험축제를 기다리고 있다. 이 기다림과 기대를 잘 알기에 고령군은 축제 준비에 더욱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전병휴기자 kr5853@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