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층 이상 꾸준한 증가세<br/>포항, 전체 35% 가량 차지<br/>소방대원 내부 진입 불가피<br/>‘골든타임’ 5분 놓치게 돼<br/>재산·인명 등 더 큰 화 불러
경북지역에 해마다 고층건물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도내 일선 소방서에 고층건물 화재진압에 쓰이는 ‘70m 소방굴절차’가 단 1대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 고가진압장비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경북도내 21층 이상 건물은 2019년 901곳, 2020년 949곳, 2021년 1천18곳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도내에서 고층 건물 점유율이 가장 높은 포항은 지난 2019년 331곳에서 2021년 359곳으로 증가해 전체의 3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경북 23개 시·군 별로 최대 15층까지 닿는 36∼53m 굴절차가 각 1대씩 배치돼 있지만, 70m 굴절차는 전무해 고층 건물 상층부에서 불이 나면 조속한 진압이 어려운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고층 화재발생시 소방대원들은 화재 진원지까지 계단 등을 통해 진입한 후 옥내소화전 등 건물 내부 소방장비만을 이용해 불길을 잡아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는 동안 화재 대응 골든타임인 ‘5분’은 빠르게 지나가고 더 큰 인명·재산피해를 입는 것은 물론 소방대원까지 위험에 빠지는 대형 재난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70m 굴절차는 평균적인 아파트 층높이인 3m 기준 최대 23층(70m)까지 사다리를 전개할 수 있고, 30층(90m) 높이까지 자동방수포로 물을 뿌릴 수 있는 특수차량이다.
이처럼 높은 사다리와 고공 방사 기능을 보유한 덕에 고층에서 불이 나 내부로 진입하기 어려운 상황에도 빠른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 작업이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 1월 포항시 북구 양덕동 소재의 17층 건물에서 불이 나 초기 진압에 어려움을 겪는 등 안팎에서 고가 굴절차 도입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권용수 경북도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고가 굴절 사다리차는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 시간을 단축하는 장비로 초고층 건물이 증가하고 있는 현재 70m 굴절차 배치는 필수다”며 “각 지자체에서 소방 장비를 갖춰야 했을 때는 편차가 심하게 났다 이제는 국가 차원에서 철저한 수요 조사 후 장비와 전문 인력 등을 메워가야 한다”고 말했다.
경북소방본부는 효율적인 진압을 위해 70m 굴절차 확보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1대당 무려 14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소요돼 가장 필요한 지역부터 1대씩 순차적으로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경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포항북부소방서에 우선적으로 1대를 배치해 도내 고층 화재에 투입할 계획이다”며 “고층 건물 재난에 체계적이고 신속한 대응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지기자 mangch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