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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발열체크… “아는 사람 1명뿐”이라도 소중한 한 표

등록일 2022-06-02 00:29 게재일 2022-06-0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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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전국 동시지방선거가 시행된 1일 오후 포항시 남구 개표소에서 개표가 진행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제8회 전국 동시지방선거가 시행된 1일 오후 포항시 남구 개표소에서 개표가 진행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때아닌 주차 대란

이날 오전 11시쯤 포항시 북구 신흥동 제1투표소에서는 유권자들이 타고온 차량이 길게 늘어섰다.


한 번에 많은 인원이 몰리면서 마땅한 주차 공간을 찾지 못해 도로 갓길에 택시, 승용차가 줄을 이어 주차 대란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이모(63·여)씨는 “날도 덥고 투표 안 하겠다는 언니를 억지로 끌고 와 차를 타고 왔는데 투표 대기 줄보다 차 대기 줄이 더 길다”며 “그래도 다들 살기 좋은 우리 동네를 만들고자 하는 마음으로 모여서 그런지 큰 소리를 내는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투표소 정보 꼭 확인하길


이날 정오 포항시 북구 덕수동 제6투표소에서는 시민 나모(61)씨와 반모(60)씨가 선거인명부에 자신의 이름이 없어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동네 주민으로 함께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 왔지만, 지정 투표소를 착각해 헛걸음을 한 것이다.


이들은 선거관리위원회의 도움으로 지정 투표소인 제1투표소를 찾아 정당한 권리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


반씨는 “투표소 안내 용지도 뽑아왔는데 이런 실수를 했다”며 “다른 시민분들도 다시 한 번 지정 투표소를 확인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투표사무원 실수로 ‘정당비례대표’용지 누락, 115명 투표 못 해


이날 포항시 북구 장성동 제4투표소에서는 오전 6시부터 6시 55분까지 투표소를 방문했던 유권자들이 투표용지를 받지 못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투표용지를 진열하는 과정에서 투표사무원의 실수로 ‘정당비례대표’용지가 빠진 채 약 1시간 동안 유권자 115명이 투표를 진행했다. 포항북구선거관리위원회는 “오전 7시 10분쯤 신고를 받은 뒤 해당 유권자의 명단을 확보해 사항을 전달하고 있지만, 통화가 안 되는 분들도 많다”며 “시간이 마감되면 누락된 투표는 다시 할 수 없어 계속해서 투표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스크 벗고 인증 샷


젊은 층들은 2년여 만에 마스크를 벗고 투표 인증 샷을 남기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인증도장을 남긴 손등을 찍거나 투표소를 배경으로 셀카를 남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날 포항시 북구 죽도동 제4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나온 대학생 최모(24)씨는 “대선·총선과 달리 지방선거는 투표용지를 7장이나 받아 투표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며 “그렇지만 지방선거는 지역을 위한 일꾼을 뽑는 만큼 신중하게 고민하고 선택했다”고 말했다.

 


○…신혼부부 손잡고 투표소 들어서


이날 오전 6시 투표가 시작되자마자 대구 달서구 상인1동 투표소인 영남고등학교에 젊은 신혼부부가 손을 맞잡고 나타났다. 이들은 최근 결혼하고 처음으로 함께 투표를 하는 상황이라 설레는 표정을 지었다.


조모(38·여)씨는 “남편과 결혼하고 첫 투표이다보니 가장 먼저 와서 나의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싶었다”며 “지역의 옳은 일꾼을 선출하는 것은 지역민으로서 당연히 행사해야할 권리이다. 남편과 후보자들의 공약을 꼼꼼히 살펴보고 많은 고민 끝에 원하는 후보들을 결정해서 투표소를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포항시 남구 오천읍 제12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딸과 함께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포항시 남구 오천읍 제12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딸과 함께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아는 사람 홍준표 밖에 없어요


이날 대구 수성구 범어1동 제2투표소인 대구여자고등학교를 찾은 한 20대 젊은 여성 유권자는 “선거에 나온 사람들 중에 아는 사람이 홍준표 후보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정치에 큰 관심이 없는 터라 투표에 참여할지 말지 고민하다가 친구들이 투표했다는 얘길 듣고 참여하게 됐다”며 “투표용지가 여러장인데 이중에 아는 사람이라곤 TV에 많이 나오는 홍 후보 밖에 없었다. 교육감이 누구인지, 구의원이 누군지 전혀 몰라서 내가 선호하는 당을 찍었다”고 밝혔다.

 


○…허리 아파도 ‘투표’


이날 오전 11시 대구 달성군 가창면 제1투표소인 가창면행정복지센터 3층에 복대를 찬 60대 여성이 투표하기 위해 찾았다. 그는 선거 며칠 전부터 허리디스크 통증이 도져 움직이지도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를 찾았다고 했다.


박모(67·여)씨는 “내 허리는 잠시 아프지만, 내 한표는 4년을 좌지우지한다 생각해서 무리해서라도 투표소를 방문하게 됐다”며 “좋은 시장님과 좋은 군수님이 당선돼 꼭 시민들을 위해 일해주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전했다.

 


○…죽도 주민 김유곤씨도 소중한 주권행사


이날 울릉도 부속도서 중 가장 큰 섬인 울릉도 죽도에 거주하는 김유곤(52)씨도 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주권을 행사했다. 김씨는 투표를 하기 위해 선거 전날인 지난달 31일 죽도에서 공사업체 어선을 빌려타고 울릉도로 이동했고 선거당일 오전 6시 울릉군 제2투표소를 찾아 투표에 참여했다.


김씨는 “투표를 하기 위해 울릉도로 나오려면 뱃삯만 13만원 정도 드는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히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해 투표소 방문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사회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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