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영향 등 연일 최고가 기록<br/>전국 휘발윳값도 ℓ당 2천원 돌파<br/>운송업계 부담 가중… 생계 위협<br/>치솟는 국제유가 대응 마련 시급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이 ℓ(리터)당 2천원대를 돌파하며 연일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에서도 휘발유와 경유가격이 2천원을 넘어섰다.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경유 재고 부족 현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석유제품 수급난의 영향으로 유가가 한 달 내내 급등세를 보이고 있어 소비자들의 부담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오후 2시 기준 전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판매 가격은 전날보다 3.15원 더 오른 2천34.63원이다. 이날 전국 경유 평균은 2천26.62원으로 나타났다.
경상북도 평균 휘발유 가격은 2천18.58원, 경유는 2천13.81원으로 조사됐다. 지역 곳곳에서는 전국 평균을 넘어서 2천100원대를 웃도는 모습을 보이며 서울 평균 2천105원, 제주 평균 2천128원, 포항지역의 경우도 지난주말 1천980원대 하던 휘발가격이 2, 3일 사이 2천원대로 올라 가장 비싼 주유소가 2천99원을 기록했다.
휘발유 가격이 ℓ당 2천30원 이상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12년 5월 19일(ℓ당 2천30.53원) 이후 10년 만이다.
정부는 물가안정을 위해 지난달 1일부터 유류세 인하율을 기존 20%에서 30%로 확대했지만, 국내 경유 가격을 잡기에는 역부족한 상황이다.
올해 2월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시작된 전쟁이 장기간 이어지며 국제 원유 시세가 배럴당 115∼177달러에 이르며 고유가 현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원달러 환율 인상,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 완화,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합의 등 전 세계적 흐름에 따라 국제 유가가 고공행진을 보이자 국내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가가 치솟자 경유 최대 소비자인 화물차 운전자들의 시름도 깊어졌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25t 대형 트럭은 한 달간 약 3천∼4천ℓ의 경유를 사용하는데 지난해 기름값과 비교하면 200만∼300만원 정도 올랐다”며 “경유값 폭등으로 안전 운임제 없이는 생계유지가 곤란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러시아 수출 제재라는 메시지 하나만으로도 유가 하방경직성을 강화시킨다”며 “6∼8월 미국 ‘드라이빙’계절이 돌아오면 수요·공급 불일치가 가중돼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민지기자 mangch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