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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MB 8·15 특별사면’ 굳혔나

박형남기자
등록일 2022-06-09 20:06 게재일 2022-06-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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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에 비춰 오랜 수감 안 맞아”<br/>  전날 신중 태도와 달라진 언급<br/>  여권 불 지펴 가능성 유력해져<br/>  김경수·이재용 포함될지 관심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8·15 특별사면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날인 8일 출근길에 같은 질문을 받고 “거기에 대해서는 (지금) 언급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한 것과 달리 한발 나아간 모습이다. 7월 중하순까지 형집행정지 결정이 나오면 8·15 특사 대상에 포함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후보 시절 MB 사면의 필요성을 말했는데 지금도 변함이 없나’라는 질문에 “이십몇 년간 수감생활 하게 하는 것은 과거의 전례에 비춰 안 맞지 않나”고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도 “전직 대통령 두 분이 수감됐다가 한 분(박근혜 전 대통령)은 나가셨고 또 한 분이 계속 수감생활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불행한 일”이라며 “형평성 차원이나 국민통합 차원에서 사면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개인적인 견해”라고 ‘사면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전 대통령 사면은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지난해 말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만 사면복권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 점과 더불어,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국민 통합과 이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사면에 나서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기 때문이다.


관심사는 사면폭이다. 친노·친문 적자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면에 포함될지 여부다. 김 전 지사는 지난해 7월 징역 2년이 확정돼 수감 중이며, 약 10개월을 더 복역해야 한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가석방됐지만 사면이 안돼 경영에 참여할 수 없는 데다 매주 재판이 열려 해외출장이 힘든 상태다.


정치권과 재계에선 윤 대통령이 연일 ‘반도체’를 미래 먹거리로 강조하는 등의 행보를 볼 때 이 부회장의 사면 가능성은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김 전 지사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 전 지사 측에서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이 난 것에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고, 남은 수감 기간이 길지 않다는 점 등이 대통령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이유에서다.


일부에서는 사면은 하되 복권은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복권이 되지 않으면 김 전 지사는 상당기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정치 활동이 어렵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김 전 지사의 사면 여부에 대해 “지금 거론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빠르다. 다만 보통 집권 1년차 8·15 때 대통합 사면을 많이 실시했다”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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