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법조인협회, “변호사 제도적 보호 필요” 촉구<br/>- 유족 대표 “합동 조문 위한 별도 공간 마련 예정, 다들 경황없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 변호사 사무실 화재 사건에 대해 변호사 단체들이 희생자 애도와 함께 변호사를 제도적으로 보호해달라고 10일 촉구했다.
한국법조인협회(회장 김기원 변호사)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사건 관련자 바로 옆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변호사는 크고 작은 폭언과 협박에 노출돼 있어 그것이 실제 위해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공포감이 있었다”며 “우려가 기우가 아니었음이 이번 사건으로 드러났다”고 했다.
이어 “변호사에 대한 폭언·협박·위해 행위를 엄중하게 처벌하는 법률을 만들어달라”면서 “판사나 검사에게 폭언·협박을 하는 것을 상상할 수 없듯, 적어도 사건 관련자가 변호사에게 공격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사회구성원들의 합의를 만들어 달라”고 주장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정욱 변호사)도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이번 사건은 소송에서 패소한 당사자가 상대방 변호사에게 앙심을 품고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며 “본인이 패소했다는 이유만으로 한 순간에 무고한 희생자들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비인륜적 행위이며 그 때문인 비통함은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더불어 변호사에 대한 테러 사건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변호사는 국가 사법질서의 중요한 한 축으로서 어떠한 사건이든 최선을 다해 의뢰인의 권익을 대변하는 것이 책무인 동시에 대리인 및 변호인이지 사건을 발생시킨 당사자가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개별 사건에서 발생하는 개인적인 원한과 앙심을 절대 변호사에게 이입시켜서는 안 된다”면서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변호사의 역할에 대한 올바른 인식개선을 바탕으로 부디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이날 오후 대구를 방문해 사건 현장을 둘러보고 희생자를 조문할 예정이다.
또한, 대한변협(회장 이종엽)은 전날 낸 성명서에서 “변호사 개인을 향한 범죄를 넘어 사법 체계와 법치주의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전이자 야만 행위”라고 규탄했다.
대한변협은 변호사들의 안전 담보를 강구할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유족들 역시 입장을 발표했다.
이날 유족들은 “유족 모두 경황이 없는 가운데 장례 절차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피해자 지인 A씨는 유족 대표로 “사고를 접하고 장례식장에 바로 도착해 유족분들과 함께 장례 준비를 하고 있다”며 “고인이 된 김 변호사는 사회생활도 잘하고 대인관계도 원만해 평판도 좋았던 분”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유족들은 황망하고 경황이 없어 심리적으로 공황 상태지만, 장례 절차는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고인들의 합동 조문식을 위해 별도의 조문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친인척분들도 계시니, 합동 조문식과는 별도의 공간에서 6명의 개별 조문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