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구 들안길먹거리타운 고춧가루 직거래 협약 보도자료에<br/>업체들 “모르는 소식” 논란… 區 “우리와 관계없는 행사” 눈총
“저희는 이번 행사와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대구 수성구가 ‘보여주기식’행정을 펼치고 ‘나몰라라’하고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수성구는 지난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들안길먹거리타운 상가 번영회와 영양고추유통공사 간 ‘영양 빛깔찬 고춧가루’직거래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행사와 관련 상가 번영회에 소속된 업체들은 ‘전혀 모르는 소식’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아울러 업소별로 고춧가루 거래업체가 모두 존재하는 상황이기에 이번 협약 관련 고춧가루를 쓸 수 없다는 입장인 업소도 수두룩했다.
상가 번영회에 가입한 업소 대표 A씨는 “들은 적도 없고, 관심도 없다”며 “업소별로 기존에 거래하던 곳이 있는데 협약 때문에 그 고춧가루를 쓰라고 한다고 누가 쓰겠냐”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성구 측의 대응은 더욱 황당했다.
먹거리골목 상권활성화 등의 업무를 주관하는 공무원이 현황도 모른체 행사 홍보만 했기 때문이다.
수성구 식품위생과 관계자는 “그 행사를 왜 우리한테 묻는 지 모르겠다. 들안길 상가 번영회에서 주최를 했고, 영양고추유통공사와 협약한 것”이라며 “묻고 싶은게 있으면 상가 번영회에 물어볼 문제이지 우리랑은 관계없는 행사”라고 했다.
보도자료로 홍보한 이유에 대해서는 “구청에서 (진행)한 행사여서 자료를 제공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수성구와 들안길 상가 번영회 간의 잡음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수성구와 상인간 소통 부재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당시 들안길 상가번영회에서 선정한 10개 업체에서 ‘들안길 맛키트’를 판매했다. 이와 관련 참여치 못한 상인들이 수성구와 상가 번영회에 불만을 샀다.
이때도 수성구 식품위생과 관계자는 “상가번영회에 가입한 업소들이 번영회에 모두 공문을 받아서 결정한 지 알았지만, 결론적으로 상가번영회 얘기만 듣고 꼼꼼히 살펴보지 못한 점은 실수”라고 인정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들안길 먹거리타운 업소 관계자는 “수성구에서 들안길 상인들과의 소통을 소홀히 하는 것 같다”면서 “들안길 푸드 페스티벌처럼 큰 행사 외에는 상가번영회가 하는 일을 아는 상인들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행사와 관련 상가번영회에서는 사업 취지를 설명했다.
상가번영회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1년 간 이어질 예정”이라며 “갑자기 고추 가격이 높아질 수 있는 상황에 상시적이고,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기에 협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영양군에서 보조한 고춧가루를 한 포씩 회원 업소에게 무상으로 다 돌린 상황”이라며 “회원들은 시중가 3만원하는 고춧가루를 1만9천원에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재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