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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의기투합’”

김민지기자
등록일 2022-07-05 20:25 게재일 2022-07-0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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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동물보호센터’ 염희선·지예슬 팀장<br/>유기동물의 단정하고 예쁜 사진<br/>SNS 등 업로드… 폭발적인 반응<br/>지정 상담과 입양 소식도 늘어나
포항시 동물보호센터 지예슬(왼쪽) 팀장, 염희선 팀장이 센터에 보호 중인 유기견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민지기자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천500만명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일부 미성숙한 시민들이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행위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4일 포항시 동물보호센터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현재까지 포항에서 구조된 유기동물은 총 3천844마리에 이른다. 이 중 주인이나 입양희망자를 찾지 못하는 유기동물은 전체 39.6%인 1천526마리에 달한다.


이처럼 집을 잃거나 버려진 유기동물들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이들이 있어 화제다.


포항시 동물보호센터 염희선(38·여) 팀장과 지예슬(31·여) 팀장이 주인공.


염 팀장은 울산에서 태어나 스튜디오 사진작가를 직업으로 삼았고 포항 출신인 지 팀장은 동물병원에서 일을 해왔다. 고향도 직업도 달랐던 두 사람은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하나로 유기동물 구조를 위해 ‘의기투합’했다.


염 팀장은 “2019년부터 센터에서 일하게 되면서 유기동물 구조사진을 보며 의문이 들었다”며 “겁에 질려 있고 지저분한 구조 당시 모습 1장이 아니라 자유롭게 뛰노는 모습, 여러 각도에서 찍은 단정하고 예쁜 모습, 목줄이 잘 보이는 사진 등 여러 장을 같이 올리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분홍색 배경, 아기자기한 장난감, 반짝이 등을 활용한 유기동물들의 사진을 홈페이지, SNS 등에 업로드하자 폭발적인 반응이 뒤따랐다고 설명했다.


지예슬 팀장은 “전에는 어르신들이 보호센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집 지킬 개를 보려고 오시는 정도였다”며 “사진 컨셉을 바꾸고 난 후로는 지정 상담 건이 늘었는데, 비율로 치자면 90% 이상 문의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이들은 최근에도 좋은 소식이 있었다며 지난 2월을 회상했다. 태어난 지 3개월 때 구조돼 보호소에서 살아왔던 반려견 ‘모델’이 3년 만에 입양자를 찾아 떠난 것이다.


염 팀장과 지 팀장은 동물보호센터가 전보다 외부에 많이 알려져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염희선 팀장은 “포항 센터는 인력이 부족할 뿐, 경북에서 구조율이 가장 높고 관리 체계가 정확히 짜여져 있다”며 “반면 타 센터는 입양 보내고 싶어도 홍보하는 방법을 잘 모르거나 운영시스템이 없어 입양률을 높이려면 일반인들의 접근성이 높은 지역에 홍보센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예슬 팀장은 “고양이는 목숨이 위태로워 치료가 시급한 것이 아니면 구조가 필요한 상황은 거의 없어 ‘냥줍(길고양이를 집에 데려와 키운다는 단어)’은 옳지 않다”며 “유기동물 발견 시 인터넷이나 거래앱이 아닌 동물보호센터로 연락해달라. 무작정 집으로 데려가서도 안 된다”고 당부했다.


/김민지기자 mangch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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