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서는 하루 170mm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남구 청림동, 연일읍 우복리, 창포동, 두호종합시장 등 많은 지역이 침수 피해를 입었는가 하면 도심 곳곳이 물에 잠겨 교통이 통제되기도 했다. 또 동해읍 흥환1리와 호미곶면 구만리 일부지역에서는 정전사태가 일어나고, 북구 용흥동 대흥중학교 뒤편 야산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주민들이 대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포항제철에서는 동시다발성 화재가 일어나 제철소가 원인조사를 나서기도 했다.
경주에서도 곳곳에서 도로 및 농경지 침수 등의 비 피해가 발생했다. 아직은 정확한 통계가 잡히지 않으나 대구와 경북지역을 포함 전국적으로 많은 지역이 폭우와 강한 바람으로 상당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힌남노는 추석을 불과 나흘 앞두고 닥쳐 서민들의 시름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물가 상승률이 둔화세에 접어들고 있음에도 지난달 먹거리 물가는 1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8.4%가 올랐다.
한달 전 내린 기록적인 폭우와 작황 부진이 주요 원인이다. 품목별로는 호박이 83%, 배추가 78%, 오이 69%, 무 56%가 올라 채소류가 먹거리 물가를 끌어 올렸다. 추석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고물가 속에 추석을 쇠야 하는 서민층의 가계부담이 상당하다. 여기에 힌남노까지 밀어닥쳐 피해를 냈으니 설상가상의 형국이다. 코로나19 이후 거리두기 없이 맞이하는 명절임에도 경제적 부담 때문에 서민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추석 대목을 준비했던 상인들도 걱정이다. 태풍 피해로 농수산물 가격이 오르면 장사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당국이 나서 비 피해 정도를 살펴 취약계층에게는 적절한 지원도 해주고, 농수축산물 등 서민물가의 가격 안정을 위한 수습책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힌남노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데는 당국의 노력이 주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