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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광양에 4조4천억 투자… 포항 미래 신산업 ‘불똥’

이부용 기자 · 이시라 기자
등록일 2023-04-19 20:26 게재일 2023-04-2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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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국가산단 규제 완화에 호응<br/>동호안 매립지 신성장 사업 추진<br/>이차전지·수소 등 투자 중복 땐<br/>포항시 집중 육성 산업 ‘빨간불’

포항제철소 보다 광양제철소의 미래가 더 밝아질 전망이다.

포항제철소가 탄소중립에 필수적인 대규모 프로젝트인 수소환원제철소 건설에 필요한 부지확보 과정이 더딘 가운데 포스코가 19일 광양제철소에 2023년부터 2033년까지 향후 10년간 4조4천억을 투자키로 했다.


포스코는 이날 정부가 국가산업단지 내 투자 범위에 유연성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하자, 이에 호응 광양제철소 내 바다 매립지(7.6k㎡) 동호안(東護岸)에 기존의 철강 외에 이차전지 소재, 수소 등 차세대 신성장 사업을 더한 미래형 산업단지로 탈바꿈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차전지 소재, 수소 등은 포항시가 중점 추진하는 미래 신산업들이어서 포스코가 이처럼 광양에 향후 10년간 대규모 투자를 할 경우, 포항지역에 겹치기 투자는 어려워 보여 상당한 타격이 우려된다.


동호안은 포스코가 1989년부터 바다로부터 제철소 부지 침식을 막으려고 공유수면에 정부 승인을 받아 매립한 곳으로, 면적이 7.6㎢에 달해 여의도의 두 배가 넘는다.


포스코는 5코크스 공장, 원료 야드, LNG(액화천연가스) 터미널 등 일부 시설을 둔 동호안에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그룹 차원의 신사업 투자 방안을 검토했지만, 국가산업단지 기업이 추가 투자를 할 때 ‘관련 업종’만 가능하다는 현행 규제에 막혔다.


그러나 19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광양제철소를 방문, 첨단 산업에 투자하거나 지역 균형발전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투자 업종 제한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입지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포스코의 ‘광양제철소 탈바꿈 프로젝트’가 순풍을 받게 된 것이다.


포스코는 현재 포항제철소 내에 미래 첨단 제철소인 수소환원제철소 건립에 전사적 역량을 동원해 필요 부지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진척이 더딘 상황이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부지 조성을 위해 국토부에 ‘포항국가산업단지 산업단지계획변경 사업’을 국토부에 신청, 승인절차를 밟고 있다.


포스코의 산업단지 개발면적은 135만2천439㎡며 이중 공유수면 매립이 134만171㎡이다. 현재 부지 확보방안은 공유수면 매립밖에 없는 상황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보름간 국토부와 포항시 홈페이지 등에 ‘수소환원제철 부지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 황목 등의 결정 내용’을 공개했으며 향후 이를 토대로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 등 을 진행해야 하는 만큼 경북도와 포항시 등 지자체의 행정적 지원이 절실한 형편이다.


포스코그룹은 기존 철강 중심에서 이차전지소재, 리튬·니켈, 수소·에너지 등 신사업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그룹 시가총액이 22조원이나 늘어나는 등 시장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향후 이차전지소재 계열사인 포스코퓨처엠 등 다양한 신사업 계열사의 생산 시설을 동호안에 입주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져 동호안 부지가 포스코 신사업의 중요거점이 될 전망이다.


포스코그룹도 “향후 10년간 동호안 부지에 약 4조4천억원의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정부의 지원으로 포스코그룹은 동호안 부지에 기존 철강과 국가첨단산업 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메가 미래형 산업단지로 탈바꿈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자평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이 같은 규모의 투자가 실제로 단행될 경우 생산 유발 효과가 연간 약 3조6천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연간 약 1조3천억원, 취업 유발 효과가 연간 9천여 명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포스코가 수소로 석탄을 대체하는 차세대 제철소를 추진하는 가운데 정부의 입지 규제 완화를 통해 동호안에는 대형 수소 생산 시설이 들어설 가능성이 커졌다고 한다. 자칫하면 포스코 신사업거점이 광양제철소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김학동 부회장은 “포스코그룹은 철강을 넘어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 도약해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신속한 관련 법령 개정과 광양국가산업단지 개발계획 변경에 대한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역경제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향후 10년간 광양제철소에 4조4천억원을 투자, 미래형 첨단 산업단지로 전환하겠다는 소식은 지역경제계엔 충격적인 소식”이라며 “경북도와 포항시는 포스코가 포항제철소내 수소환원제철소 건설 부지를 조기에 확보토록 필요한 행정적 지원을 주저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부용·이시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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