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꼼짝마” 포항남부경찰서 대낮 이동식 스팟 단속 현장 가 보니…<br/> 차량통행 잦은 길목마다 감시망<br/>“전날 마셔도 처벌수치 넘을수도” <br/> 12~26일 낮시간까지 단속 결과 <br/> 면허 취소 2명·정지 1명 등 적발
26일 오후 2시쯤 포항시 남구 오천읍 문덕초등학교 인근. 포항남부경찰서 소속 경찰관 30여 명이 빨간색 경광봉을 흔들고 음주단속을 알리는 간판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이날 진행된 단속은 장소를 수시로 옮겨 다니면서 하는 ‘이동식 스팟(Spot) 단속’이었다.
경찰은 낮 최고 기온이 20℃ 안팎을 웃도는 무더운 날씨 속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차량 통행이 잦은 길목마다 자리를 지키며 지나가는 운전자마다 음주측정기를 가져다 댔다.
단속이 시작된 지 30분쯤 지났을까. 음주측정기를 가져다 대자 무언가를 급히 마시는 한 남성이 경찰의 눈에 포착됐다.
이를 유심히 지켜보던 경찰은 남성에게 차를 잠시 갓길에 세우고 차에서 내려 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이 남성에게 “방금 단속 전에 뭘 마셨냐”고 물어보자 남성은 “술은 마시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후 남성은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경찰을 향해 걸어왔고, “후~”하며 측정기를 불었다.
그 결과 단속 수치는 미달이었으며, 남성은 훈방조치됐다.
이 남성이 지나간 뒤 경찰은 “전날 술을 마셨더라도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수치로 나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긴장하는 운전자들이 있다”고 귀띔했다.
다행히 경찰이 이날 2시간 동안 불시 음주운전 단속을 진행했지만, 단 한 건의 적발사례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포항남부경찰서가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낮 시간대 음주운전 특별단속을 펼친 결과 운전면허 취소 2명, 면허정지 1명 등 총 3명의 음주운전자를 적발해 냈다.
이는 아직까지 음주운전이 근절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인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운전은 살인 행위나 마찬가지인 만큼 근절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주·야를 불문한 상시단속으로 시간과 장소를 예측할 수 없는 단속을 펼쳐 음주운전을 할 경우 언제 어디서 단속될지 모른다는 인식을 확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전국적으로 낮 시간대(오전 6시∼오후 6시) 음주운전 사고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낮 시간대 교통사고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늘었고 전체 음주운전 교통사고에서 주간 시간대 사고가 차지하는 비율도 22.9%에서 41.2%로 대폭 증가해 낮 시간대 음주운전 단속에 대한 필요성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구경모기자 gk0906@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