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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철길숲 누릴 수 있는 건 행운 하루 3만명 찾는 최고의 휴식공간”

김민지기자
등록일 2023-04-27 20:17 게재일 2023-04-28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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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 한잔                                                     최현숙 도시숲코디네이터<br/>스토리텔링이 더해진 철길숲<br/>스틸아트 전시·매력적인 화원<br/>타 지자체서 벤치마킹올 정도 <br/>“도시숲, 휴식·문화공간 동시에<br/>관광객 유입 여행상품화 돼야” 
기초과학연구원과 포스텍 등 공동연구팀이 지난 2021년 세계 60개 국가의 도심 녹지 공간 인공위성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경제가 발전한 국가일수록 경제 성장보다는 도심 녹지가 시민 행복에 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공원·정원 등 도시의 녹지 경관이 미적 즐거움과 신체활동·사회적 상호작용 촉진 등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다.‘빨리빨리’를 외며 산업구조가 고도화된 대한민국에서 도시숲은 시민들이 한점의 여유를 즐기는 휴식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회색 도시를 푸르게 칠하는 최현숙(52·사진) 도시숲코디네이터(코디)를 최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최현숙 코디는 10여 년 전 학부모로서 학교에서 주관하는 숲 대회 해설을 맡게 됐다. 이 봉사를 계기로 숲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숲해설가의 길을 걸어왔다.

이후 그는 포항장미사랑회 회장, 유아숲지도사, 포항여성문화관·포항문화원 숲이야기 강사 등 실전경험을 바탕으로 포항의 대표 도시숲인 ‘포항철길숲’ 코디네이터가 됐다.

최 코디는 “기존의 포항은 철강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해 시민들이 힐링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 없었다”며 “포항철길숲은 동해남부선 도심구간이 폐선 되면서 방치된 철로를 활용한 녹지 공간이다. 이런 독특한 공간에서 푸른 숲을 볼 수 있다는 건 행운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철길숲은 숲해설가로 일해오던 최 코디에게도 욕심 나는 공간이었다. 그는 “철길숲 준공식 때서야 본래 심어져 있던 메타세콰이어 종류의 나무들을 봤다. 수목들을 그대로 살린 채 숲을 조성하고, 숲해설 수업을 진행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나고 나니 벚나무 등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이 심겨져 있어 더욱 장관을 이루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평일, 주말 없이 하루 3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찾는 명실상부 최고의 휴식 공간이 됐다”고 웃었다.

그의 스토리텔링이 더해져 철길숲은 타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을 올 만큼 매력적인 도시 숲으로 소문이 났다.

최 코디는 ‘기찻길’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기차를 타고 떠나며 쌓았던 추억과 기차를 기다리던 설렘의 시간을 담아 추억의 길, 기다림의 정원 등 분위기에 맞는 이름을 붙였다.

또 스틸아트 작품을 전시하고 사계절의 꽃을 볼 수 있도록 조성했다.

물론, 시행착오도 있었다. 최 코디는 “철길숲을 조성했을 초반에는 포항역사와 철길을 왜 없앴느냐는 민원이 많았다”며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달게 받아들이고 바꾸는 것이 우리 공간을 더욱 발전시키는 방법이다. 다양한 방안들을 많이 제시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최 코디는 도시숲을 ‘문화공간’이라 칭했다. 그는 “숲이 단순히 운동하는 공간만은 아니다. 공연, 장터 등 다채로운 행사를 열어 시민분들이 참여하고, 더 많은 관광객을 이끌 수 있는 공간”이라며 “철길숲은 부가가치가 높이 평가되는 만큼 스페이스워크, 호미곶, 포스코 견학 등 주요 관광지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여행상품화 개발이 돼야 한다”고 희망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숲의 큰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며 생긴 틈으로 작은 풀꽃들이 햇빛과 비를 맞아 건강하게 자라듯, 사람의 삶도 서로가 배려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자연을 보호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 생각하면서 산림치유사라는 목표를 잡고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민지기자 mangch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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