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들로 북적여야 할 수산물 가판대 군데군데 비어 썰렁한 모습<br/>대게·회거리도 한산… 시장 생긴 이래 처음 임대 점포 3곳 나와<br/>상인들 “매출 떨어져 반토막 상태 이대로 가다간 문 닫아야 할 판”
일본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방류한 24일 오후 1시쯤 포항 북구 죽도시장은 손님이 거의 없는 썰렁한 모습이었다.
평소 때라면 항상 수산물 가판대 앞에는 가격을 흥정하는 등 손님과 상인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했다.
그러나 이날은 상당수의 상인들이 아예 영업을 포기한 듯 시장 가판대 군데군데가 비어 있었고 시장 내부는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상인 몇몇은 여기 저기 모여 앉아 휴대전화를 들여 다보며 긴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기자가 한 상인에게 영업 상황을 묻자 “눈으로 보면 모르냐”며 “오염수 얘기 듣기도 싫다”며 자리를 피했다.
상인 A씨는 “오염수 방류 소식이 전해지면서 수산물 매출이 서서히 떨어지더니 현재는 반 토막”이라며 “생업이어서 시장에 나오긴 하지만 장사를 접을지를 두고 고민 중”이라고 하소연했다.
죽도시장의 대게·회거리도 상황은 비슷했다. 수산물 등을 구입한 손님은 찾아볼 수 없었다.
평소 횟집 앞에서 손님 호객행위를 하던 상인은 매장 앞 의자에 앉아 무표정하게 TV 뉴스만 보고 있었다.
상인 B씨는 “매출이 반 토막 나면 인건비 때문에 일부 직원들을 쉬게 할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 매출은 무려 80~90%나 떨어져 직원 2명을 내보내고 겨우 버티는 중”이라고 걱정했다.
옆에 서있던 상인 C씨는 “며칠 전 죽도어시장이 생긴 후 처음으로 임대 점포가 3곳이 나왔다”면서 “임대료 250만원에 유지비 최소 200만원, 인건비를 감당 못해 앞으로 임대 점포가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데 있다.
24일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가 향후 30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경북도와 포항시가 수산물 방사능 검사 기준을 강화한다고 했지만 죽도시장 상인들은 매우 회의적이다.
상인 D씨는 “30년 동안 소비자들이 불안해 수산물을 먹지 않는다면 죽도시장은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며 “최근 인접 도로 공사 때문에 교통이 통제되는 악재까지 겹쳤다”며 답답해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