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염색산단 대기오염 심각<br/>전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의 9.8%”<br/>산단측 “비용 비싸 현실적 불가능”<br/>친환경연료·이전 등 놓고 이견만<br/>인근 주민들은 매연 피해로 시름
대구 서구 지역의 대기오염 주범으로 꼽히는 염색산단 열병합발전소를 두고, 친환경연료 사용과 이전 등 의견이 갈린 채 해결책을 못찾고 있다. 이 때문에 인근 주민들만 대기오염 피해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등 수십년째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대구 서구 염색산업단지내 열병합발전소의 이전을 두고서는 환경단체와 염색산단 간의 입장이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구시는 문제가 되는 유연탄 주보일러 가동을 중단하고 LNG 보일러를 주력으로 가동하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폐쇄를 촉구했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염색산단의 탄소 배출량은 2018년 기준 대구 전체 탄소 배출량 934만t의 8.6%에 해당하는 80만t에 이르고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대구 총배출량 5천382t의 9.8%에 해당하는 527t이나 된다.
환경운동연합은 “대구 전체 탄소 배출량의 8.6%, 전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의 9.8%나 되는 막대한 탄소 부하량과 대기오염물질 부하량을 자랑하고 있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없이 대기오염을 유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구염색관리공단 측은 지난 18일 “LNG 보일러는 규모가 작아 그것만을 운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LNG로 대체시 부지도 추가로 필요할뿐더러 가스비용이 석탄보다는 월등히 비싸 산단 내 중소기업들이 동남아와의 경쟁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 면에서 뒤처질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또, “대구시에서 염색산단 전체 이전과 관련된 용역 결과가 내년 봄에 나온다”면서 “공단 이전 문제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수천억 원을 들여 LNG로 교체하는 것은 무리”라고 밝혔다.
대구시 관계자는 “염색산단 이전과 관련된 용역을 지난 5월에 발주한 상태”라며 “아직까지는 각종 현황 분석과 여건 조사 단계라 이전에 대해 계획 등이 구체적으로 나온 게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대구경북녹색연합은 20일 “대구환경운동연합과 염색관리공단의 주장에 이해관계는 없는지, 산단 이전이나 LNG 대체 외 다른 대안은 없는지, 대구시의 염색산단 이전 추진이 현실성 있는 것인지 등 종합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열병합발전소를 두고 각 주체들의 엇갈리는 입장 속에 발전소 인근 주민들은 매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염색산단 인근 아파트 주민 황모(71·여)씨는 “(남편과) 둘이 살 때는 그러려니 했는데 지금은 10살 손녀가 있어 매연이 몸에 해롭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특히, 겨울철 기온이 떨어지면서 매연이 뚜렷이 보이고, 북서풍의 영향으로 매연이 대구 전역으로 확산돼 민원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한편, 서구 비산동에 위치한 염색산단 열병합발전소는 1987년 준공돼 전국 60여 개의 발전소 중 유일하게 도심지에 남아 가동하고 있다.
/안병욱 인턴기자 eric4004@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