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전선 지중화율 ‘전국 꼴찌’<br/>지자체 예산 따라 사업에 영향<br/>시 “지중화는 한전이 하는 일”<br/>지역균형발전 위해 개선돼야
포항이인지구에 전선 지중화가 추진되면서, 전선 지중화 사업이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전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전국 17개 시·도의 전선 지중화율은 평균 20.9%다. 서울의 지중화율이 61.6%로 가장 높고 대전(57.7%), 세종(46.7%), 인천(46.1%), 부산(44.6%), 광주(38.8%), 대구(36.2%), 경기(31.7%), 울산(29.2%) 등이 뒤를 이었다. 경북(7.7%)의 지중화율은 전국 최하위다.
2021년 말 기준 대구·경북지역 학교 주변 전선 지중화율도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제출받은 ‘2021년 12월 기준 학교 주변 배전선로(전선) 지중화율’ 자료에 따르면 경북의 학교 주변 배전선로 지중화율은 4.9%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고, 대구도 9.7%로 특·광역시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반면 세종은 70.8%, 경기 45.5%, 대전 42.7%로 대구·경북과 큰 차이를 보였다. 지난 2020년부터 시행된 그린뉴딜 지중화 사업은 국비(20%), 지자체(30%), 한전(50%)이 비용을 분담해 학교 통학로 등 안전 필요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전선 지중화 사업은 지자체가 한전에 지중화사업을 신청,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이 산업부 고시에 있는 평가기준에 따라 평가한다. 통상 한전과 해당 지자체가 50%씩 공사비를 부담한다. 실제로 재정 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는 지중화율도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이 예산을 축소한 것도 지중화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그린뉴딜 및 기존 지중화사업의 예산에 따르면 2021년 3천699억원에서 올해 1천820억원으로 2배 감소했다. 예산이 줄어들면 선정되는 지자체 수도 줄어든다. 국가적 사업개선책이 필요한 대목이다.
전선 지중화사업은 송·배전선로를 지중으로 매설하는 사업으로, 전선으로 인해 도시경관을 해치지 않고 비바람 등 기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전선과 각종 통신선을 지하 매설로 △보행자의 통행 불편 해소 △교통 여건 개선 △안전사고 예방 △도시미관 개선 △산불 예방 △지진 대비 등의 효과를 망라한다.
지자체의 적극적인 사업추진 의지가 있지 않은 한 지중화 사업은 쉽지 않은 일이다.
시민 A씨(37·여)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지중화율 격차는 해소돼야 한다”며 “선정 및 지원 기준 등을 지역 실정에 맞게 고려해 골고루 지중화 사업이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이인지구 같은 도시개발사업은 민간사업자와 한전 관련기관이 협의해서 지중화를 결정했다”며 “지중화는 한국전력이 하는 일이어서 포항시가 계획하고 있는 부분은 없다. 한전에 문의하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중화 사업은 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므로 지자체가 적극적인 예산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 B씨(50)는 “태풍 ‘힌남노’와 지진 피해를 겪은 포항시에는 꼭 필요한 사업”이라며 “학교, 전통시장, 주택·상가 밀집 지역 등 사업을 시행해야 한다. 도대체 시는 뭐 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부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