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주주 국민연금, 이례적으로 참여 의사 밝히며 공방<br/>“현 회장 임기때 선임 사외이사<br/> 7명 중 6명이 후보추진위 활동<br/> 최 회장 공정심사 믿을 수 있나”<br/> 적격성 여부 문제 삼으며 저격 <br/>“셀프연임제 폐지 등 투명성 높여<br/> 냉정하고 엄중하게 심사” 반박
국민연금은 1일 기준 포스코홀딩스 주식 지분율 6.71%로, 1대 주주다.
이견이 해소되지 않는한 양측은 새해 들어서도 갈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1차 논란은 국민연금공단이 지폈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달 28일 여러 매체와 인터뷰를 잇따라 갖고 “공정하고 투명한 기준·절차에 따라 포스코 회장 선임 절차가 공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선 단계부터 후보 추천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주주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는 통로가 확보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소유분산 기업인 포스코홀딩스 대표 선임은 KT 사례 때 밝힌 바와 같이 주주 이익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내·외부인 차별 없는 공평한 기회가 부여돼야 한다”고도 했다.
차기 포스코 회장 선임에 주주로서의 참여를 밝힌 것이다. 김 이사장은 한발 더 나아가 회장 선임 절차부터 공정과 투명, 공평 기회 등의 기준까지 제시해 가며 후추위를 애둘러 압박했다.
그동안 국민연금공단은 1대 주주이면서도 회장 추천 규정 개선 등 후추위의 의사 결정 과정을 지켜만 봐 온터여서 포스코 안팎에선 이번 공세를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앞서 포스코이사회는 회장 선임 과정의 투명성을 높인다며 현직 회장의 ‘셀프 연임제’를 폐지하는 등의 내용을 통과시킨 바 있다. 바뀐 규정에 따르면 차기 CEO는 공개 모집 절차 없이 포스코 내부 회장 육성 프로그램을 거친 핵심 임원진과 외부 추천 인사들로 1차 후보군(롱리스트)을 꾸린 후 자체 심사를 거쳐 내년 1월 말 최종 후보군(쇼트리스트)가 공개된다.
국민연금공단이 이번에 문제 삼은 것은 후추위를 구성하고 있는 사외이사 7명에 대한 적격성 여부다.
회장 선임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현직 회장의 ‘셀프 연임제’를 폐지했긴 하지만 별도 공모 절차가 없기 때문에 최 회장은 자동으로 1차 후보군에 포함되는데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된 후추위원 중 6명이 최 회장 임기 중에 선임된 것을 감안하면 과연 공정한 심사를 기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1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의 지적이 나오자 포스코홀딩스 CEO 후보추천위원회는 바로 입장문을 내는 등 발빠르게 움직였다.
박희재 CEO 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서울대 공과대학 교수)은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서 제기한 부분은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박 위원장은 “후추위는 지난 19일 발표한 신 지배구조 관련 규정에 정한 기준에 따라 독립적으로 투명하고 공정하게 차기 회장 심사절차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면서 “현 회장이 3연임을 위해 지원한다면 그건 개인의 자유”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후추위는 현 회장의 지원여부에 전혀 관계없이 오직 포스코의 미래와 주주의 이익을 위해 어느 누구에게도 편향없이 냉정하고 엄중하게 심사에 임할 것”이라고 표명했다.
후추위는 오는 8일까지 회장후보육성프로그램을 거친 내부 후보자의 지원과 주주 추천 및 서치펌 등의 광범위한 경로를 거쳐 추천된 외부후보자를 망라한 20~30명 정도의 롱리스트를 일단 작성하고 이후 외부 저명인사들로 구성된 인선자문단의 자문을 받아 빠른 시일내에 숏리스트로 압축해 차기회장을 확정한다는 일정을 잡아놓고 후속조치를 진행시키고 있다. 박 위원장은 “이런 과정을 앞으로 수시로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추위는 이날 CEO후보추천위원회 3차 회의도 개최하고, 외부 후보군 상세 발굴 방안과 관련해 논의했다.
또 상법상 주주제안 기준을 준용해 포스코홀딩스 지분 0.5% 이상 보유 주주에게는 회장 추천 공문을 발송하기로 결정했다.
후추위는 서치펌 추천 진행을 위해 서도 그레이스앤파트너스, 브리스캔영, 스탠튼체이스인터내셔널, 유니코써치, 유앤파트너즈, 커리어케어, 패스파인더 등 국내외 10개 사를 선정발표했다. 포스코홀딩스 회장 선임 과정에 참여하고자 하는 후보는 누구나 해당 서치펌 중 한 곳에 지원 하면 되도록 했고 각 서치펌에서는 최대 3명의 후보를 추천할 수 있도록 했다. 주주 추천 및 서치펌 추천 기한은 오는 8일까지다. 후추위는 외부 후보 추천이 완료되면 그 결과를 종합해 1월 중순까지 내부 및 외부 롱리스트 후보군을 구성하고 인원수도 공개키로 했다.
한편 포스코를 비롯 경제계에선 이번에 포스코 1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회장 선임에 적극적인 의견을 낸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부용기자 lby123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