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원로들 간담회서 잇단 쓴소리<br/>“대통령의 변화로 위기 수습해야”
국민의힘 원로들이 지난 4·10 총선 참패의 원인은 윤석열 대통령의 불통과 당의 무능 때문이라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당 상임고문단 회장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17일 오후 윤재옥(대구 달서을)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과의 간담회에서 “참패 원인은 대통령의 불통과 당의 무능함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라면서 “의사와 정부의 갈등에서 나타난 윤 대통령의 독선적인 모습이 막판 표심에 나쁜 영향을 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지도부 공백 및 총선 참패로 인한 당 위기 수습 방안에 대한 당 상임고문들의 의견을 듣고자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정 전 의장을 비롯한 16명의 상임고문과 당 원내지도부가 참석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의 소통 필요성을 강조하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 전 의장은 “3년 후 대선에서 꼭 이겨야 한다. 우리를 지지하는 많은 국민은 정권을 빼앗길 것에 대한 우려가 굉장히 커졌다”며 “대통령이 확실히 바뀌고 우리 당도 유능해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무총리 인선에 대해서는 “총리가 민생을 잘 돌볼 수 있는 경제통이었으면 좋겠고, 대통령에게 언제든 쓴소리를 마다치 않는 중심 잡힌 인물이 되길 바란다. 여야가 다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을 물색해달라”고 촉구했다. 정 전 의장은 “대통령께서는 이제 대통령실 스태프나 주변 분들에게 언로를 열어서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자유토론 이상으로 말할 수 있게끔 하는 그런 분위기를 조성해달라”고 했다. 이어 당에는 “대통령만 쳐다보는 정당이 돼선 안 된다. 필요하다고 생각될 땐 직언하는 당이 되어주길 바란다. 이제 정말 국민을 보고 하는 정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우리가 의석은 적지만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야당과 늘 대화하고 협치도 할 수 있는 당으로 바뀌어져야 한다”며 “당 지도부들은 대통령이 야당 대표도 만나도록 권유해보는 것도 좋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유준상 상임고문은 “2년 전 정권을 잡았던 초심으로 되돌아가서 윤 대통령이 추구하고자 하는 정치 철학에 좀 더 적극적으로 호소를 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조기 전당대회를 하기로 한 결정에 찬성의 뜻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이 정부 들어서 비대위를 3번 했다”면서 “이제 이런 건 없어야겠고, 조기 전당대회를 치러서 국민에게 신뢰 줄 수 있는 새로운 지도부의 모습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