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핵심 이철규, 원내대표 선거 불출마<br/>친윤계, 이철규 빠지자 TK출신 추경호로 결집할 듯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경선이 3자 구도로 확정됐다. 대구·경북(TK) 출신 추경호 의원을 비롯해 송석준·이종배 의원이 5일 후보 등록을 마쳤다. 기호 추첨 결과 이 의원 1번, 추 의원 2번, 송 의원 3번이다.
TK출신인 추 의원은 20·21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 전략기획부총장, 원내수석부대표 등을 맡았다. 또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했다. 추 의원이 원내대표 선거에 당선되면 윤재옥(대구 달서을) 원내대표에 이어 TK출신 인사가 원내사령탑을 맡게 된다.
충북 충주가 지역구인 이 의원은 당 정책위의장,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을 거쳤다.
경기 이천이 지역구인 송 의원은 국토교통부 정통 관료 출신으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 당 정책위 부의장 등을 거쳤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을 통해 선출된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는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에 맞서 원내 협상을 이끌어야 한다. 특히 수직적인 관계라는 지적을 받아왔던 대통령실과 여당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추 의원은 출마 선언을 통해 “국민의힘이 유능한 민생정당, 정책정당의 명성을 되찾고, 국민이 공감하는 정치를 통해 다시 사랑받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도 이날 당선인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거대 야당과 지혜롭게 협의하며, 오로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 신뢰받는 보수, 실력 있는 집권여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수도권 출신인 송 의원은 후보등록 후 기자들과 만나 “민심이 수도권에서 강풍처럼 몰아쳤다”며 “그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제대로 헤아려 받드는 역할을 이번 우리 당 지도부에서 누군가가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의 최대 변수로 거론됐던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은 출마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총선 참패 후 당내 각종 모임을 하며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준비해 온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윤상현 의원을 비롯해 홍준표 대구시장 등 당내외 인사들이 “총선 패배 책임을 져야 할 이 의원이 원내대표를 하는 것은 안된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이날 원내대표 후보 등록 마감 이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많은 분께서 출마를 권유했지만, 한 번도, 그 누구에게도 출마 의사를 표시한 적이 없다”며 “오로지 좋은 분이 원내대표에 선출돼 잘해주길 바라며 더 좋은 적임자를 모셔달라는 말로 완곡한 불출마 의사를 표명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원내대표 경선에) 변수가 되지 않기 위해 최대한 침묵해 왔다”며 “그런데도 제 의사와는 전혀 다른 엉뚱한 말들이 만들어지고, 또 그것을 전제로 또 다른 억측과 주장이 난무하는 상황이 제 마음을 매우 안타깝게 했지만, 일일이 반응하는 것이 자칫 당의 화합과 결속을 저해할까 우려돼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말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이 의원이 불출마하면서 친윤계가 TK출신 추 의원으로 결집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8일 당선인 총회에서 출마자들의 정견 발표를 듣고 이튿날인 9일 투표로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